첫사랑 유효기간, 왜 3년인가 했더니...

[서평] 마음의 원리를 콕 짚어 주는 <처음 만나는 심리학>

등록 2012.12.03 14:38수정 2012.12.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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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 3년은 개도 산다고 합니다. 사랑의 수명이 3년인 이유를 <처음 만나는 심리학>에서 찾았습니다.
첫사랑 3년은 개도 산다고 합니다. 사랑의 수명이 3년인 이유를 <처음 만나는 심리학>에서 찾았습니다. 임윤수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샘을 살 만큼 유난스럽게 신혼 분위기를 풀풀 풍기던 신혼부부, 교태와 비음소리가 일상이던 신혼부부도 결혼을 하고 3년쯤이 지나면 여느 부부들처럼 시큰둥해져 있는 걸 보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속담에 '첫사랑 3년은 개도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3년은 지나야 사람과 개의 사랑이 달라진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는데요. 사랑은 왜 그 유효기간이 3년밖에 되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람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지, 그 원리를 알게 된다면 거기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인 이유

사토 다쓰야·와타나베요시유키 지음, 김경원 옮김, 김선주 감수, 불광출판사 출판의 <처음 만나는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이 우리들의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사실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이란 '생물체의 의식의 내면적인 움직임이나 개별적 및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는 상호 작용을 연구하여 의식의 작용 및 현상을 밝히는 학문'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뜬구름처럼 애매하고 무지개처럼 그 실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마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문이라서 그런지 쉬운 듯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처음 만나는 심리학> 표지
<처음 만나는 심리학> 표지불광출판사
어떤 책에서 읽었던 심리학은 두루뭉술하고,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마음이야기는 오묘한 뭔가가 느껴지지만 허무맹랑할 만큼 비현실적인 이야기,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 허구투성이 입니다.   

연애 감정은 성욕을 포함한 강렬한 감정이나 욕구의 환기를 동반한다. 이것이 연애 감정을 보통의 호감보다 강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나 욕구는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는 금방 식기 쉽다는 연애 감정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가슴이 설레지 않으면 연애는 끝난 것'이라고 한다면, 모든 사랑은 3년 안에 끝나 버린다. 사랑이 지나쳐서 미움이 백배라고 하듯이, 연애 감정은 단순한 호감뿐 아니라 질투나 증오도 포함한 복잡한 것이다. - <처음 만나는 심리학> 105쪽

<처음 만나는 심리학>은 유리창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교실 안 풍경처럼 인간들의 삶에 심리학이라는 게 어떻게 작동하며 상관 짓고 있는지를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바로 그거였구나. 그것 때문이었구나' 하며 무릎을 칠만큼 우리들의 생활, 행동, 생각을 배경으로 한 심리학 설명입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인 건 연애감정의 기저는 '감정'이고, 성욕을 포함한 강렬한 감정이나 욕구가 유지되는 시간이 3년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아무리 강렬한 성욕일지라도 3년쯤 관계를 맺다보면 목마름 같던 감정들이 충분히 해소될 테니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쯤인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연애감정(사랑)이 지속되는 기간이 3년이 아니고 10년이나 반평생쯤 지속된다면 주체할 수 없는 뜨거움, 고갈되는 체력을 어쩌지 못해 또 다른 치료방법을 찾거나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사람 또한 적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소통, '말 잘하기'보다 '귀담아 듣는 게' 중요

소통이 화두인 시대입니다. 소통이 문제라고 지적당하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이 '무슨 소리냐? 나만큼 많은 시간을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 하는 데 투자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식으로 항변합니다. 알고 보니 정말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외형으로 드러난 소통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왜? 무엇 때문에 소통이 문제가 되는지 궁금해지는 사례입니다.

남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싶을 때, 보통은 '말 잘하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귀담아 듣기'로 상대의 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의사소통의 개선에 더 도움이 된다. 남의 말을 잘 닫는 사람이 되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수용하는(함부로 부정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동시에 경청과 수용의 신호를 확실하게 보여야 한다. -<처음 만나는 심리학> 98쪽

그렇습니다. 사람을 만나며 보내는 시간은 많지만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길 듣는 사람들 대부분은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듣기보다는 자기주장이나 말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소통의 정도를 대화하는데 소요된 시간쯤으로만 생각할 뿐 진정한 소통을 이루기 위한 과학적 심리를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공기를 의식하지 않습니다. 의식하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는 건강에 이로운 공기도 있고 건강을 악화 시키는 공기도 분명 존재합니다. 우린 그것을 알기에 공기가 좋은 곳에서는 마음껏 심호흡을 하고, 인체에 해로운 공기가 있는 곳에서는 호흡을 자제하거나 방독면과 같은 도구를 사용합니다.

심리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할 수는 없지만 심리학이 무엇이고, 심리학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된다면 마음을 다스리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심리학>을 통해서 보는 '사는 이야기' 속 심리학 

도움을 청할 때는 왜 누군가를 콕 지목해야 할까?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단해도 될까?
소문은 왜 점점 과장 될까?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를 따돌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남들이 짜장면을 시키면 "나도 짜장면!"을 외치는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돌아가며 한턱을 내지만, 일본에서는 누구 한 사람이 내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하는데 왜일까?
어느 과목의 성적이 들쭉날쭉 하는 건 왜일까?

 연애 감정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하지만 심리학을 알면 사랑의 유호기간을 '영원'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연애 감정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하지만 심리학을 알면 사랑의 유호기간을 '영원'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임윤수

마음 없이 생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듯이 심리학과 동 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 역시 있을 수 없습니다. 있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뿐 인간들의 삶이라는 게 결국은 실타래처럼 얽힌 심리학 속의 방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 미로만큼이나 섞갈려 있는 게 인간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심리학일 겁니다. 실타래의 끝을 찾는 것이 얽힌 실타래를 푸는 시작이고, 방향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미로를 빠져나가는 시작이 되듯 삶 속에서 경험했거나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모든 문제를 푼 단초들이 <처음 만나는 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는 실 끝이자 방향감각입니다.

느끼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린 오늘도 임상심리학, 성격심리학,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이라고 불리는 심리학의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거미는 거미줄을 그물망처럼 처 먹잇감을 구합니다. 거미도 거미줄에 걸리면 죽지만 거미가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건 거미줄의 구조와 특성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역시 관계의 거미줄을 맺으며 살고 있지만 어떤 때는 스스로가 친 거미줄 같은 관계를 이해하지 못해 스스로가 걸려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거미가 거미줄의 구조와 특성을 알듯 마음의 원리, 심리학을 알게 되면 우리가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어떤 이유와 목적, 어떤 문제점 진단과 해결방안, 의미와 가치까지도 손바닥의 손금을 들여다보듯 또렷하게 보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심리학! 어떤 이에겐 <처음 만나는 심리학>을 통해서 접하는 처음 만나는 심리학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낯설지 않은 사례에 물설지 않은 내용이기에 생경하지만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덧붙이는 글 <처음 만나는 심리학>┃지은이 사토 다쓰야·와타나베요시유키┃옮긴이 김경원┃감수 김선주┃ 펴낸곳 불광출판사┃2012.11.30┃값 1만 5천원

처음 만나는 심리학 - 나의 첫 번째 심리학 교과서

사토 다쓰야 외 지음, 김경원 옮김, 김선주 감수,
불광출판사, 2012


#처음 만나는 심리학 #김경원 #불광출판사 #사람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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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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