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여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4일 1979년 10·26 사건 직후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부터 받은 6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환원할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언급도 나오지 않고 있다. 과연 환원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박 후보 측근들은 '사회 환원' 얘기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라서 시기와 방법, 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못하고 있다. 박 후보도 4일 TV토론에서 이 얘길 꺼낸 이후 관련된 얘길 하지 않아, 측근들이 어림짐작도 못하고 있는 것.
박 후보의 측근인 이정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사회환원 언급에 대해 "토론회 이전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라고 했다. 이 단장은 "그 문제는 당에서 맡을 문제가 아니라, 후보 본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도 "우리(당) 차원에서는 논의된 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그렇지만 후보가 평소에 그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얘길한 게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나 새누리당이 이번 대선 와중에 사회환원 문제를 더 자세히 언급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단장은 "지금 투표일이 14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사회환원 문제를) 더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새누리당 선대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 후보의 '6억 사회환원'이 보기보다 복잡한 문제란 걸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박 후보가 생각이 있어서 한 말일 것이다, 괜한 말을 하는 분은 아니니까"라면서도 "그런데 이게 얼마나 환원해야하는 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물가상승률 적용하면 33억 원, 자장면 값 적용하면 83억 원 특히, 금액부분이 상당히 까다롭다. 1979년 박 후보가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에게 돈을 받을 당시의 6억 원은 현재 금액보다 훨씬 가치가 컸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연도별 소비자물가등락률을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1979년의 물가를 100으로 잡았을 때의 2011년 물가는 552.5다. 1979년의 물가에서 대략 5.5배 정도 올랐다고 볼 수 있는 것. 이 방식대로 하면 1979년의 6억 원은 2011년의 33억 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보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등락률을 적용했을 때 이렇다는 것이다. 물가지표 품목으로 흔히 거론되는 자장면 값으로 보자면 2011년의 자장면 값은 1979년의 13.9배다. '1979년 6억 원'에 자장면값 상승률을 적용하면 83억4000만 원으로 나온다.(통계청 생활물가지수 이용)
대표적인 투자방법인 부동산 가격 등락률을 적용하면 1979년 6억 원의 가치는 이보다 훨씬 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1979년의 6억 원에 대해 "서울 강남의 30평 은마아파트 30채 값으로 현재 자산가치로는 300억 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979년의 6억 원'이 얼마든, 문제는 박 후보의 현재 재산이 이를 환원할 만큼 충분치 않다는 데에 있다. 박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시 자신의 재산을 21억81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여러모로 계산해봐도 1979년에 받은 돈의 가치보다 훨씬 적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박 후보가 '1979년의 6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재원이 없는 것이다.
박 후보 측에서는 '당시 받은 6억 원 중 상당부분이 이미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주장도 했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당시 받은 돈은 아버지와 어머니 기념사업에 쓰고, 새마음병원 운영에 보탰다. 그리고 나머지가 박 후보와 형제들의 생활비로 지출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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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두환이 준 6억 원 환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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