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드라마나 영화 없이 한국 소설은 힘을 못쓰는가?
문학동네
스크린셀러? '스크린'과 '베스트셀러'의 합성어로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옮겨져 동반 성공을 한 작품을 말합니다. 2011년에도 <도가니> <뿌리깊은 나무> 등이 드라마와 영화로 옮겨져 큰 사랑을 받은 적이 있죠. 올해는 <해를 품은 달>로 시작해, <은교>(문학동네)와 <용의자 X의 헌신>(현대문학)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이 세 작품은 각각 2011년, 2010년, 2008년에 출간되었지만, 올해 2012년 드라마와 영화로 옮겨져 다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되는 이변을 낳기도 했었죠.
소설과 영화/드라마를 비교해보는 재미, 서로가 서로를 밀고 끌어주면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 영화/드라마로 옮겨짐으로써 야기되는 소설의 재발견 등의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학계 나아가 출판계 전체로 볼 때 소설만 가지는 콘텐츠의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있다는 측면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어떤 소설을 짓든지 영화/드라마를 염두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죠.
물론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2012년 베스트셀러에서 소설이, 특히 한국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고 그나마 위에서 말한 <해를 품은 달>, <은교>가 많이 팔린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소설 자체의 경쟁력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하기가 너무도 힘든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내년에도 이런 '스크린셀러'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가 없군요.
이 밖에도 '마흔', '그레이', '고전' 등의 키워드가 2012년 출판계를 휩쓸었다고 알라딘은 평가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올 한해 어떤 이야기들이, 어떤 콘텐츠들이, 어떤 책들이 마음을 사로잡아 밤잠을 달아나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온 국민이 힘들었을 한 해이겠지만, 올해 출판계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독자분들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아, 책 읽을 시간을 많이 앗아갔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가가 많이 올라 먹고 살기도 힘든데, 비싼(?) 책 살 돈이 어딨냐 하는 말씀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출판계 내부에서 볼까요? 출판사들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극심해졌습니다. 총체적 난국 속에서 수많은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그 중에서도 단연 이슈는 국내 5위 온라인 서점인 대교 리브로의 폐점 소식이었죠.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내년 2013년에는 책 많이 읽어주실 건가요? 영원한 마음의 양식이자, 영혼을 바른 길로 인도하게 도와주는 '책'. 많이 사랑해주세요. 뭐니뭐니 해도 독자분들이 있어야 출판계가 살고, 그래야 양질의 문화가 창출됩니다. 결국 국가 전체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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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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