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에 폐기물장? 주민 다 죽는다"

부여군 주민 2000여 명 참가한 산업폐기물매립장 설치반대 제3차 결의대회

등록 2012.12.06 19:32수정 2012.12.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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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천여 명의 부여군 군민들이 모인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다.

2천여 명의 부여군 군민들이 모인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다. ⓒ 김종술

2천여 명의 부여군 군민들이 모인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다. ⓒ 김종술

부여군 은산면 대양리 산25-1번지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산업지정폐기물매립장 설치반대를 위한 제3차 결의대회가 부여군청 입구에서 열렸다. 2천여 명의 군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결의대회에서는 유치장 인근 지역 이장 8명이 삭발식을 치르기도 했다(관련기사 : "백제의 왕도에 산업폐기물장이 웬 말이냐?")

 

지난 5일 전국적으로 내린 폭설로 한낮 기온이 영하권을 맴도는 가운데 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낮 1시부터 농사일에 검게 그을린 농민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조상이 물려준 청정지역에 유해물질 함유한 폐기물장 결사반대"라고 입을 모았다.

 

이장 잘려나가는 머리카락... 군민들은 눈물

 

a  단상에서 삭발하면서 참석한 군민들은 눈시울을 적시며 아픔을 같이 나누었다.

단상에서 삭발하면서 참석한 군민들은 눈시울을 적시며 아픔을 같이 나누었다. ⓒ 김종술

단상에서 삭발하면서 참석한 군민들은 눈시울을 적시며 아픔을 같이 나누었다. ⓒ 김종술

이 결의대회서 김기일 사무국장은 "사업예정지에 갔다가 뛰어노는 고라니를 봤다, 얼마나 청정하고 깨끗한 지역인지 야생동물도 똥을 싸지 않는 곳이다"며 "이렇듯 오염 없는 지역에 산업폐기물장이 들어온다면 지역주민은 죽음에 구렁텅이로 빠지게 될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제천·오창 등 전국 지정폐기물장에 침출수가 유출되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화성시에 있는 페기물장에서도 침출수 유출로 국정감사까지 이뤄졌음에도 사업자는 '문제가 없다'는 달콤한 말로 주민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오전에 이용우 군수와 면담 자리에서 '지역주민이 원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김 국장의 구호에 따라 "굿뜨래농산물 친환경지역에 폐기물처리장 결사반대" "폐기물장 들어오면 농산물값 폭락하고 부여군민 다 죽는다" "농산물값 하락하면 부여경제 파탄난다" "유기물질함유 폐기물장 들어오면 귀촌·귀농자 등 돌린다" "조상이 물려준 청정지역에 유해물질함유 폐기물장을 결사 반대한다"라고 외쳤다.

 

이어 황정익 위원장은 "우리에 몸속에 피가 순환되듯이 지하수도 흐르고 있는데 폐기물장이 들어오면 지하수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그로 인해 주민들은 오염된 식수로 인해 질병이 난무하고 끝내는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업자 개인에 이익은 얻어 가겠지만 누가 쓰레기장 옆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사 먹겠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공무원노조충남지역본부 부여군지부 정길채 위원장은 "나는 부여군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백마강에서 뛰어놀았다, 오염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으로 인해 주민들을 차디찬 길거리로 나오게 해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며 "부여군 800여 명 공무원 중 550여 명 노조원은 끝까지 주민들의 입장에서 (사업장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가까운 일본에서 최근에는 구미에서 지역주민들도 모르게 들어왔던 업체로부터 사고가 터지고 전국에 이런 시설물에 인접한 주민들은 밤잠을 못 자고 눈물로 지세고 있다"며 "충북 제천에서는 시와 의회가 한몸이 돼 폐기물장을 막았는데 우리 부여군이 못 막을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근 지역 김동춘·깁종업·권태진·유일현·한상천·이영만·박종국·서창원 등 8명의 이장이 단상에 올라 삭발식에 참가했다. 70~80세 노인들의 머리가 잘려나가자 이를 지켜보던 군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같이 나눴다.

 

그러면서 부여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의원들은 단상에 올라 "군민이 원하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며 "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주민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알리고 협력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사업장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대양리 산2발-1번지 일대에 87만1613㎡(23만6438평) 규모로 들어설 계획이다. 사업장 부지에는 1만1000평 규모의 처리장 의개소 시설물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사업장은 16년 동안 운영된 뒤 주민에게 반환될 계획이다. 사업장 인허가 부서는 금강유역환경청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장에는 유해물질이 함유된 지정폐기물(폐주물사·철강(폐내화물)·광재·분진·도자기유약 바른 편윰·열강화성수지 등)을 처리하는 업체가 들어올 예정이다. 1차로 에코에이스가 이 사업장에 입주할 것으로 결정됐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한맥테코산업으로 업체가 변경됐다.

 

폐기물 매립장 관련 경과

1) 2012년 6월 말경 은산면 대양1리에 소재한 유모씨 소유 밤재배지(14필지·55ha)를 약 30억 원에 가계약하고 계약금으로 1천만 원 지급함.

2) 7월 6일 폐기물 매립시설 반대 현수막 걸음(7월 5일 은산면 이장단회의 결정·34개)

⇒ 7월 16일 사업주체 측의 사업중단 의사표현에 의해 현수막 철거.

3) 7월 말 사업추진 측근들이 주민대표 등을 만나 2차 설득작업에 들어감.

4) 8월 6일 은산면 이장단 회의시 해당사업 결사반대하기로 2차 결의함.

⇒ 1차 마을 반대위원회 구성후 대응하고, 확산시 면차원에서 결사반대위원회 구성하기로 함.

5) 11일 대양1리 대동계 개최하여 폐기물 매립시설 관련회의 개최함.

⇒ 대양1리 폐기물 매립시설 결사반대 추진위원회 구성.

6) 14일 대양리 반대 현수막 6개 걸음(8월 20일 마을자체 철거함).

7) 중순 일부 대양리 주민이 폐기물 매립시설을 반대하고 있는 대양1리 주민대표를 산림훼손으로 고발조치함.

8) 중순 사업대상지내 일부 토지주가 토지매도 차원에서 찬성하고 있어서, 지역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주민 분열이 우려.

9) 15일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 결사반대 진정서 인허가 관련기관에 제출

⇒ 제출처(3곳) : 금강유역환경청, 충청남도, 부여군청

10) 24일 사업자 측으로부터 사업제안 설명요청으로 설명회 실시함

⇒ 26명 참석<사업추진계획 및 마을혜택 부여 등 설명>

11) 27일 마을대동계장 및 반대추진위원회 사무장이 면사무소 방문하여 면차원에서 반대하여 줄 것을 협조요청함.

12) 29일 은산면 이장단과 총회협의회원(52명) 연석회를 개최하여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 반대결의를 전원 찬성하고 반대대책회를 구성함.(위원장:황정익, 사무국장:서창원)

13) 9월 1일 은산면 반대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대양리 폐기물 결사반대 현수막수량, 설치위치 및 내용 등을 최종결정하고 부여군 일대에 139개를 걸음.

14) 3~4일, 2일간 부여읍, 규암면, 은산면 일원에 대양리 폐기물 결사반대 현수막 66개를 설치함.(단체수:20개, 마을수:9개)

15) 4일 대양리 폐기물 매립시설 주민반대의견서 '47세대중 38세대 서명'와 리장단 및 총화협의회 56명이 서명한 은산면민 반대의견서를 에코에이스에 통보함

16) 18일 낮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은산면사무소 광장에서 폐기물매립장 설치반대 1차결의대회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함(9월11일 대책위 임원회의 결정) ⇒ 반대 면민결의대회

17) 20 현재 반대서명 1606명 서명함

18) 28 추석맞이 주민 및 귀성객을 위한 사업반대홍보물을 2,000부 제작 배포함

19) 10월 15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여군 지회에서 지정폐기물매립장 반대투쟁에 연대하기로 하고 연대기금 전달함. 부여군임업후계자협의회에서 폐기물매립장 반대입장 표명.

20) 19일 전국이통장협의회 부여군지회에서 폐기물매립장 설치 반대의견 천명함

21) 현재 사업주체가 에코에이스에서 한맥테코로 변경되어 식생, 수질 대기질 조사를 진행

22) 11월 20일 은산면민 중심으로 약 2000명이 모여 2차폐기물매립장 설치반대를 위한 부여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함. ⇒ 이용우 부여군수 폐기물매립장 설치 반대를 공개 천명함.

23) 23일 부여군 의회 개회일에 맞춰 폐기물매립장 설치반대에 관한 특별결의문 채택을 건의하고 군의장 및 군의원으로부터 회기내 결의문 채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음.

24) 11월 23일까지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충청남도지사, 부여군수, 금강유역환경청장, 산림청장, 문화재청장, 한맥테코 회장에 은산면민일동, 부여군이장단협의회, 부여군 농민단체협의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본부 부여군지부 명의로 내용증명 및 등기우편 발송함.

25) 12월 04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법률센타 정남순 변호사 현장방문 및 자문변호하기로 함.

2012.12.06 19:32ⓒ 2012 OhmyNews
#산업폐기물장 #눈물의 삭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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