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와 회동을 마친 뒤, '전폭적인 지원'과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약속한 안 후보에게 감사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오늘이 대선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열망을 담아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우성
"안철수는 커피자판기가 아니다. 자판기에 동전 넣을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안철수 전 후보가 6일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전폭 지지 선언을 한 직후 안 전 후보 쪽 핵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해서 그의 지지자들까지 자동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안 전 후보의 지원으로 대선 판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거세게 출렁이게 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3~8%p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등판하면서 지지율 상승효과를 얻게 된 문 후보가 박 후보와 박빙 구도를 재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후보 쪽 우상호 공보단장은 "최근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있었던 상황에서 이제 역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안 전 후보의 지지층 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작게는 2.5%에서 많게는 4%까지를 (지지율) 확장 폭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3~5% 정도 뒤지던 판세는 박빙의 판세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안철수 효과'가 문 후보의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안 전 후보가 수위 높은 지원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의 지지층 중 4% 내외가 추가로 문 후보에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부동층이 쉽게 문 후보 쪽으로 옮겨 갈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 안 전 후보 쪽 핵심관계자는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아직도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15% 내외의 지지층은 정치개혁을 원한다"며 "그 사람들을 상대로 문 후보가 뭔가 보여줘야지, 안 전 후보가 오면 그 사람들도 자동으로 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안일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후보 쪽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전폭적인 지원 활동에 나서겠다는 입장까지 표명하면서 안 전 후보의 역할은 다 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공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이 원하는 새정치와 정치개혁은 민주당의 쇄신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민주당이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확실하게 흡수하려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거나 인적쇄신을 하는 등 충분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안 후보 자신도 자기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설득해야 할 텐데, 가장 좋은 방법이 뭐겠느냐"며 "정권교체가 되면 새정치가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실제 안 전 후보는 이날 문 후보와의 회동 직전 발표한 메시지에서 "오늘 문 후보께서 새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관한 대국민 약속을 하셨다"며 "정권교체는 새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가 이날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한 '약속'이 안 전 후보의 전폭 지원을 이끌어낸 고리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이 이날 회동을 통해 "새정치를 위해서 대선 이후에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역전?... '안철수 효과'에 이어 '박근혜와의 차별화'가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