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 지원나선 가수 은지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중앙역 인근 주차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이날 박 후보는 "새로운 정부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민생 정부로 만들어 중산층을 70%로 재건하고 국민 한분 한분이 소중한 꿈을 이루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성호
따라서 특권계급 사회, 부자중심의 정책으로 인한 민생파괴 등 잘못된 사회경제 구조문제를 반드시 쟁점화 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경제실정, 무엇보다 새누리당 세력의 서민경제 파괴, 복지해체를 물고 늘어지면서 경제를 중심으로 쟁점을 끝까지 형성하는 것이 맞다.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정부도 실패한 정부'라고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사실 무예대련에서의 어정쩡한 뒷걸음마냥 '전략적 악수(惡手)'가 될 틈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이명박 정부의 재벌편중, 민영화 등과 같은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요 반감정책, 날치기 예산처리와 같은 경제와 연관된 '주요 악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도록 공세를 펼칠 필요가 있다. 또 이명박 정부가 성장과 분배 모두에서 실패했다는 포인트도 좋고, 형님예산, 영부인 예산 등을 다시 지적하는 것도 좋다.
또 박근혜 후보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와 관련한 기존의 '범법'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어떤 수위에서 사법처리를 하겠는지 등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도 좋다. 또 중도층을 겨냥하자면 국부유출 논란, 국가부채 급증 등이 효과적일 수 있다. 얼마 전 진성준 대변인이 보수정부에서 자살과 범죄가 늘어난다고 공격한 것은 좋은 전략 포인트이다. 이는 결코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는 소모적 네거티브가 아니다. 인신공격이 아닐 뿐더러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분명 민생파괴가 수구정권의 책임임을 강조하는 것이 맞다.
또 다른 것을 생각해 보면 안철수 캠프에서 제기되었던 4대강 사업의 전면복원 등도 좋은 캠페인 소재라 할 수 있다. 지금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국토가 망가지면 후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고 강조할 수 있다. 남은 대선기간 동안 21세기 최대실정이라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의 폐해 관련 전면 재조사 그리고 관련 오류 바로잡기에 대한 국민의 선택을 쟁점화 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은 늦는 법이 없다'고 선언하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부의 주요정책과 새누리당 정치인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이 모두 그대로 유지되거나 중용된다는 것, 결국 이명박 정부와 달라질게 없다는 것이 지지층은 물론 국민들에게는 가장 큰 악몽일 수 있다. 이번 대선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지루한 단일화 과정과 함께, 이명박 정부, 이명박 경제의 실정과 폭정에 대한 심판구도를 사라지게 만든 것일 것이다. 대신 단순히 '이명박근혜'라는 레토릭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 저들을 악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우리가 더 낫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진보의제' 우습게 보지 말라이번 대선 '진보' 후보들의 지지도는 어느 때보다 초라했다. 그러나 이를 '진보'의 의미 자체가 퇴색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즉 진보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졌어도 진보의제의 중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바로 지난 해 희망버스를 통해서 본 국민들의 '공감'과 연대'의 실천의미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특히 그 동안 일정 수준 '중도' 이미지가 강화된 안철수씨, 그리고 여전히 진정성 측면에서 못미더운 민주당 세력에게 있어, 진보후보 또는 진보세력과의 연대는 결코 장식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미 지지를 선언한 심상정 전 후보를 비롯한 진보정치인이 '새로운 정부에 참여한다'고 공표하는 것은 새정치, 그리고 서민정치의 의미를 강화시켜주고 무엇보다 선명성과 진정성을 보완해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만만치 않다. 이제 와서 누구라고 밝힐 필요는 없지만 현재 민주당의 중견 정치인 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좌파라고 비판했거나, 좌파는 안 된다며 침을 튀겼던 인물들이 결코 적지 않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열린우리당 주변의 정치인 중 가장 개혁적이고,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가장 빨리 알아차렸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근태 전 의원 등 그야말로 손에 꼽히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들 중에서 '진보'의 가치를 수용했던 사람은 희박했다. 그들 가운데 과연 과거를 반성했거나 나아가 '진보'의 가치를 수용했을까 궁금한 인물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민심은 지금 왼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것이 시대정신임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민주당의 개혁은 안철수씨가 언급한 공천의 계파적 편파성보다도, 개혁성이 부족한 사람들 또는 특권 엘리트들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의 공천문제가 더 심각한 측면이 있다. 국민들이 민주당이 내세우는 개혁 또는 진보적 정체성을 못믿는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부산에 가지마라마지막이지만 가장 중대한 전략적 논점 중 하나가 바로 '부산행'이다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그야말로 고향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부산에 간다고 부산표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2002년 대선에서도 부산표는 노무현 후보가 공들인 만큼 나오지 않았다. 고향 부산에 내려가는 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나머지 모든 지역전선을 망가뜨려 버린다는 것이다. 핵심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은 물론, 그렇지 않아도 심드렁한 호남민심에도 도움이 안된다. 그 동안 지지부진한 단일화 프레임으로 인해 이미 '집토끼들'의 사기가 저하된 상황이므로 자신에게는 고향이지만 사실상 적진인 '부산' 먼저 가는 것은 선거흐름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