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배와 그 사람영화 <26년>의 한 장면,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다고 말하는 진구
청어람
이유를 물었더니, 박씨는 영화 속에서 주인공 진구가 했던 말을 들려준다.
'지금이 역사인데 무슨 역사를 만날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하는 거야.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어.' 이 장면에서 박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진짜 사실을 찾아봤고, 그렇게 내린 결론이, "한 사람이라도 더 영화를 보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말했다.
"역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80년 광주'같은 비극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그러러면 일단 영화를 봐야합니다. 특히 우리 같은 젊은 세대는 더욱 더요."
경기도 안양 롯데시네마에서 만난 유세영(가명, 32)씨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유씨는 그동안 정치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의 권유로 영화를 보게 됐고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유씨는 "지금까지 선거에 무관심했지만 <26년>을 본 뒤, 이번에는 투표에 대한 굳은 의지가 불탄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허영준(24)씨 또한 유사하게 답했다. 이메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의견은 "외국 생활 중이라 영화를 직접 접하진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역사를 알고 우리 같은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신은 호주 서부에 살고 있어서 영사관과 대사관이 위치한 동부로 재외국민투표하러 가지 못함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영화는 영화일 뿐"그렇다고 2030세대가 모두 같은 의견을 보인 건 아니다.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박승수(가명, 29)씨는 영화가 재밌다고 해서 봤는데 오히려 상당히 기분 나빴다고 밝혔다.
"광주 유가족들에게 유감스러운 건 말이지만, 영화가 너무 정치적이고 한 쪽의 입장만 대변했기에 편파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그러면서 '영화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물음엔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강조하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IT관련 일을 하는 경기 성남의 최유진(32)씨도 결을 같이 했다.
"영화를 보고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에요. 박정희나 노태우, 국민들이 투표했는데도 이들이 대통령 못하건 아니잖아요. 역사의 아픔이 절대 되풀이 되선 안 된다는 생각엔 동의해요. 그렇다고 <26년>이 우리 세대를 투표장으로 이끈다? 그건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