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새누리당 대선공동선대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0월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권우성
한국정책금융공사(사장 진영욱)가 부도 위기에 몰린 대성산업에 4000억 원에 달하는 특혜성 대출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금융공사의 지원이 법적 근거도 분명하지 않은데다, 해당 기업의 자구책 마련없이 국민 혈세에 의존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대성산업의 김영대 회장이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오빠인데다, 김 위원장 역시 대성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특히 금융공사의 대성산업 지원 검토가 본격화되던 때와 김 위원장의 새누리당 선대위 참여 시기가 겹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부도위기 몰린 기업의 주채권은행도 기피... 금융공사가 왜 지급 보증?이번 논란의 핵심은 정책금융공사의 지원이 과연 타당하냐는 것. 공사는 11일 대성산업에 사전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서 4000억 원 규모의 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4000억 원을 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급을 보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 쪽은 공사의 지급보증서를 가지고 시중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형식이다. 시중은행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외환, 농협, 대구은행 등이다.
문제는 왜 금융공사가 부도위기에 몰린 대성산업의 빚보증을 해줬느냐는 것이다. 당초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판단은 해당 기업의 주채권은행이다. 해당 은행이 기업의 자구책 등을 감안해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대신 경제에 어느정도 영향이 큰 대기업의 부실 경우 금융감독당국이 주채무계열로 지정해 관리한다. 하지만 대성은 빚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감독 당국의 지정 대상도 아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인사는 "원칙대로라면 해당 기업의 주채권 은행이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금융권에서 자금지원을 꺼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빚 보증을 해주니까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는 "대성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리한 부동산개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이나 자구책 마련이 미비하다 보니까 채권단이 나서 지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성산업 쪽은 채권은행 쪽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일부 자체 구조조정 내용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워크아웃(기업가치개선) 신청이나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도 보이지 않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갈 경우 자칫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겨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성지원 총대 멘 금융공사, 김성주 새누리 선대위원장 눈치봤나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는 "결국 해당기업은 자체적인 구조조정 노력도 하지않고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도 손해보지 않기 위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라며 "이를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는 금융공사가 나서 지원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도덕적 해이와 특혜성 지원이 불거진다. 게다가 금융공사의 지원 근거 역시 빈약하다. 공사 쪽에선 이날 별도 자료를 통해 "정부가 지정한 신성장산업과 이를 영위하는 기업 앞으로 자금을 공급, 관리할 수 있고, 아울러 신성장산업이나 지속가능한 성장촉진과 관련한 자금 공급, 관리는 기업의 규모에 따른 차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쪽에선 이번 대출이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인 측면에서의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공사는 옛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진 공공 금융기관이다. 또 금융공사법 21조에는 정책금융 지원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적어놓고 있다. 대성산업의 경우 재계순위 40위인 대성그룹의 계열사다. 이와 함께 금융공사 쪽에서 밝힌 신 성장산업 역시 대성산업의 주 사업인 열병합발전소 등은 이에 속하지도 않는다.
김 교수는 "대성산업 처리를 둘러싼 금융공사의 입장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국민세금을 지원받는 기업이나 이를 집행하는 금융공사 등 모두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공사가 대성산업 대출 결정 과정에서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어진다. 김 교수는 "대성이 채권단과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금융공사를 찾아간 것이 지난 7월"이라며 "금융공사는 이후 대성산업 지원에 미적미적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김성주씨가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 들어간 10월부터 금융공사도 대성 지원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위원장은 대성산업 지분 2만2840주(0.38%)를 가지고 있으며, 김영대 회장이 김 위원장의 오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공유하기
대성 지원 총대 멘 금융공사, 새누리 김성주 눈치 봤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