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
김은희
"투표는 할 건디, 아직 잘 모르겄어. 토론 한 번 더 봐야제.""나는 무조건 문재인이여."전북 전주 남부시장의 한 아동복 가게에서 13일 만난 두 시민의 대화다. 대선 후보 지지를 두고 이민우(가명, 66) 사장은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이 빨리 안 서네"라고 말했다.
반면 아동복 가게에 놀러왔다는 주성문(66)씨는 "나는 무조건, 무조건 문재인이여"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는 "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형제처럼 선거운동 했었다"며 "내 주변에도 다 거시기(문재인) 지지한당께"라고 말했다.
"내 주변에도 다 거시기 지지한당께"주씨처럼 '무조건 문재인'은 아니어도 이날 남부시장에서 만난 시민은 대부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같은 시장에서 만난 시민 김명자(가명, 54)씨는 "딱 이 사람이다 싶은 후보가 없다"면서도 "그래도 막상 투표장 들어가면 민주당 찍게 되더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 중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짙은 사람이 더러 있었다.
전주 시내 길목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김도영(가명, 74)씨는 "정치인들은 어차피 다 똑같혀. 그니께 가급적이믄 민주당 찍어야지"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경제 좀 잘 살려줄 대통령이 있었으믄 쓰겄어. 요즘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종일 붕어빵 팔아도 3~4만 원 버는 게 전부여. 그래도 예전에 부도나게 생긴 나라 김대중씨가 살렸잖여. 근께 문재인이도 잘 하겄지."역대 대선 득표율을 살펴보면, 전북의 유권자 절대 다수는 야권을 지지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94.4%, 이회창 후보는 3.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93.2%, 이회창 후보는 4.9%를 득표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정동영 후보 81.60%, 이명박 후보 9.04% 득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