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전교육감과 문용린 후보의 사교육 관계. 겉으로 보기에 둘이 무척 닮은 듯 보인다.
김행수
이런 비슷한 논란이 문용린 후보에게도 벌어지고 있다. 문용린 후보의 선거사무장은 국제중·특목고·자사고 입학 전문 교재 개발 사교육업체인 메디치연구소 조아무개 대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선대본사무장은 선관위에 등록돼 선거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주요 직책이다.
교육서비스업·학원경영 및 체인업·입시컨설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메디치연구소는 국제중·특목고·자사고 입학을 위한 사교육 교재를 개발해 학원 등에 공급하고, 강사를 양성하는 온라인 과정도 운영한다. 이 연구소가 개발한 교재는 유명 학원뿐 아니라 방과후학교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부적절' 논란이 일자 문용린 후보 측은 "사무장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거사무장은 가족을 제외하고 회계책임자와 더불어 유일하게 후보의 당락에 법적인 연대 책임을 지는 직책이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에 의하면, 선거사무장이 벌금 300만 원 이상의 유죄 선고를 받으면 후보의 당선이 취소되고 선거보조금도 반납해야 한다.
실제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후보로 출마한 이원희 후보의 사무장이 불법 선거운동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아 이원희 후보가 31억 원의 선거비용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다. 이원희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선거지원금 반환과 함께 교육감도 당선무효가 된다.
학원총연합회와의 관계도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공정택 전 교육감의 선대본부장으로 5억 원의 선거자금을 마련해준 최아무개 원장은 한국학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이다. 공정택 전 교육감은 학원계의 숙원 중 하나였던 국제중을 설립했는데, 종로M학원은 국제중 전문반을 운영하고 있었다.
문용린 후보 지지 단체에도 한국학원총연합회가 있다. 문용린 후보는 14일 "요즘 교육비 부담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는데도 물가상승률에서는 여전히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해 학원비 규제가 심하다. 정부의 과도한 사교육비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정서와는 너무도 먼 이런 행동은 학원 업계에 대한 문용린 후보의 노골적인 구애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런 문용린 후보와 사교육업체의 직접적인 유착 논란에 대해서 이수호 선거운동본부의 조연희 대변인은 "문용린 후보의 행태를 보면 서울 공교육 수장을 뽑는 것인지 사교육 수장을 뽑는 것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사교육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비판했다.
공정택 지지하던 단체들, 그대로 문용린 지지지난 10일(월) 프레스센터에서는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는 범보수진영 1000여 개 단체 명의로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고, 남승희 등 다른 보수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런데 2008년 공정택 지지 선언을 하였던 단체 중 상당수가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거나 성향이 같았다. 2008년의 공정택 전 교육감, 2010년의 이원희 후보도 보수 단일후보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반 전교조 후보를 내세운 것도 판박이다.
당시 공정택 전 교육감은 "전교조에게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었다. 현재 문용린 후보도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줄기차게 전교조를 비난하고 있다.
김진홍 목사, 조용기 회장, 이상주·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서경석 목사, 서정갑 국민행동 상임대표, 이동복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회장 등이 공정택 전 교육감에 이어 문용린 후보 공개 지지에 앞장 선 인사들이다.
라이트코리아, 뉴라이트전국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고엽제전우회, 기독교사회책임,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등 대표적 보수단체들도 공정택 전 교육감에 이어 문용린 후보를 지지했다.
2008년 공정택 전 교육감과 2010년 이원희 후보의 지지 단체들이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이수호 선본 조연희 대변인은 "우리는 공개적으로 주경복과 곽노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정책을 이어받을 것이다. 공정택 지지 성향 단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용린 후보가 공정택과 그 정책을 지지하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뇌물 수수' 전 교육감 지지받는 문용린이 곽노현을 비난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