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펀딩, 굿펀딩의 신현욱 대표그는 "이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 굿펀딩과 팝펀딩이 사회적기업인증을 받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규정
[기사 수정 : 26일 오후 3시 33분]'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많은 병원비가 필요하거나, 직장에서 해고돼 살길이 막막할 때 말이다. 이럴 때 보통 은행을 생각한다. 하지만 은행은 담보를 요구하고 신용을 평가한다. 사업자금을 빌리려 해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에게 은행 문턱은 너무 높다. 그 탓에 고액 이자의 사채나 대부업체로 발길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돈이 정말 급할 때, 대부업체의 유혹이 아닌 사람들의 '호의'를 믿어보면 어떨까?
지난 8일 서울 송파구의 한 사무실에서 굿펀딩과 팝펀딩의 신현욱 대표(40)를 만났다. 돈을 빌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돈이 급한 사람들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이 회사의 정체가 궁금해서다.
신현욱 대표는 "네이버 근무 시절(1999~2005)부터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 NXC 김정주 대표이사 등의 젊은 창업가들을 보며 사업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2005년 네이버를 퇴사하고 본격적인 사업준비를 위해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으로 MBA유학을 떠났다.
MBA 수업에서 그는 영국의 P2P 금융기업인 '조파'(
www.zopa.com)를 접하고 사업의 가닥을 잡았다. 그는 "조파에서 개개인이 돈을 빌려주고 갚는 플랫폼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고 P2P 금융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부터 한국에서 '품앗이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팝펀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팝펀딩의 주요 고객은 저 신용등급자,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자'다. 신 대표는 2012년 2월부터는 '크라우드 펀딩(대중에서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굿펀딩'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북한에 두고 온 딸 구출할 자금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팝펀딩에서 대출신청을 할 수 있다. 팝펀딩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신용확인의 과정을 거치고 '빌리기' 신청을 하면 된다. 한 번에 10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하며 대출자가 연이율 0%에서 법정한도인 30%까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 예비투자자들(돈을 빌려줄 의향이 있는 사람)은 질문을 남길 수 있고, 대출자의 상환기록을 열람할 수도 있다. 질문 답변과 상환기록의 성실성 등이 투자의 판단기준이 되는 셈이다.
절차도 간단하다. 돈을 구하는 이유와 사연 등 '경매'를 게시판에 올린다. 여기에는 신청자의 정보, 소득, 지출, 연이율, 과거 대출 내역 등의 '딱딱한' 정보도 담긴다. 이 정보들 역시 예비투자자들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