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장단과의 만남'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회장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처럼 인수위 구성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단체 연합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를 잇따라 만나며 '민생대통령 행보'를 이어갔다. 박 당선인은 특히 대기업이 주축이 된 전경련 방문을 가장 뒤로 미루면서 대선 기간 중 강조했던 '경제민주화'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제는 중소기업이 경제의 조연이 아닌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도록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 성향을 띄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가고,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로 가겠다"며 "세계적인 경제침체를 맞아 경제를 살리는 일이야 말로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책무이고 그 중심에 중소기업 살리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또 "힘들어하시는 대기업과 관계에 있어서도 확실하게 고칠 것은 고치겠다"며 "대기업이 부당하게 납품 단가를 인하하거나 중소기업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탈취하는 횡포나 불공정거래는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당선인은 소상공인단체 연합회와 만나서는 "소상공인 여러분의 삶이 우리 경제의 뿌리와 민생의 바로미터"라며 "그 삶의 질을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큰 과제다, 여러분의 삶이 제고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전경련을 만나서는 "평소에도 정당한 기업활동은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면서도 "부탁, 당부드릴 게 있다, 우리 대기업도 좀 변화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들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지원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 대기업들은 국민기업의 성격도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의 경영 목표는 회사의 이윤 극대화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공동체 전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영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조정이라든가, 정리해고부터 시작할게 아니라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혜와 고통분담에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중소기업의 영역이나 골목상권까지 파고들어서 소상공인의 터전을 침범하는 일도 자제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민주화' 공약의 일부인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한 재고 요청도 사실상 거절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에 따르면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기존 순환출자 구조의 순기능도 있는 만큼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관련된 공약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 공약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셈이다.
'6조 원 국채발행' 논란에 "약속 실천하려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한편, 박 당선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채 발행 여부에 대해 '약속 실천'을 명분으로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박근혜 공약 이행을 위한) 6조 원 반영은 예산안의 삭감 규모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며 "국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국채 발행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국가 빚을 져서 내년도 예산 지출을 늘리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소상공인연합회 임원단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대선 기간 민생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약속을 드린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국채 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분들이 아주 이 힘든 시기에 가난과 어려움에 떨어지기 전에 뭔가 단기간에 힘을 드려야 이분들도 살아날 용기를 가질 수 있고 또 재정적으로도 그만큼 절약이 된다"며 "너무 힘든 상황을 떨어지게 되면 국가적으로도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채발행' 역시 약속 위반이라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박 당선인이 대선 때 세출 구조조정하고 약간의 개편을 통해서 (공약 이행을 위해) 연간 27조 원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당선되자마자 국채 발행이야기가 나온다"며 "결국은 연간 27조 원을 현 세대가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이었는데 (국채 발행은) 후세대에게 전가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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