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 고로케일본의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고로케를 팔고 있다.
노시경
사실 이곳 유후인의 가게 중에서 나의 호기심을 가장 불러일으키고 있는 곳은 바로 다음 블록에 자리잡고 있는 '금상(金賞) 고로케' 가게이다. 가게 이름이 '금상'인 이유는 일본의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이 가게가 고로케를 가장 잘 만드는 가게로 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게의 간판 아래에는 이 가게가 일본의 수많은 TV에서 방영되었음을 알리는 사진들이 자랑스럽게 붙어 있다. 이곳은 많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전통과 스토리를 가진 맛집인 것이다. 가게 앞에는 이 가게의 명성을 확인하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고로케'는 '크로켓(croquette)'의 일본식 이름이지만 이미 '고로케'가 우리말 같은 외래어가 되었고 '고로케'는 요새도 우리나라 빵집에서 가장 흔한 친근한 빵이다. 이 가게에서 파는 고로케의 종류에는 그라탕 고로케, 치즈 고로케, 새우 칠리 고로케가 있다. 고로케는 종류마다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아래에 한국어로도 이름이 붙어 있는데, 일본어 다음으로 외국어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어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이 가게의 고로케를 사는 사람들이 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고로케를 사자마자 가게 옆의 벤치에 앉아서 고로케를 꺼냈다. 과연 얼마나 맛있는지 조금씩 입 속에 넣었다. 튀긴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고로케가 따끈따끈했다. 고로케는 따뜻할 때 먹어야 더 맛있는 법이라서 따끈한 입속의 고로케는 아주 감칠맛이 났다. 종이 봉지에 자랑스럽게 '골드(Gold)'라고 적힌 금상 고로케는 가장 유명세를 치르는 고로케이다. 금상 고로케는 빵이 바삭바삭하고 소고기와 감자, 양파가 잘 버무러져 입속에서 살살 녹는다.
어릴 적 언젠가 먹어보았던 맛이다. 언제였을까? 나 아주 어릴 적 동네 빵집의 고로케를 먹으며 느꼈던 그 맛을 몇십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맛이라는게 묘했다. 수십년간 맛보지 못했던 고로케의 속맛을 나의 미각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 고로케 맛이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유후인에서는 과거의 맛을 전통처럼 계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