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언론·야당' 재갈물리기... 방송3사 '침묵'

민언련, 1월 4일~7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등록 2013.01.08 20:00수정 2013.01.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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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공식 출범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시작부터 '철통보안'을 강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 전날인 2월 24일까지 50일동안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의 방향을 설정한다. 인수위 출범 이후 정부조직 개편과 총리 및 각 부처장관 후보자 임명이 예정돼 있는 데다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으로 밝힌 '탕평인사', '신설부처' 설치 등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인수위는 역대 인수위 과정에서 지적되어 온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미리 보도돼 발생하는 혼란을 방지하겠다"는 명목으로 내외부 단속에 나섰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첫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관계 법령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의 대외 공표 및 홍보 업무는 대변인이 담당하게 돼 있다"면서 "이런 몇 가지 사항이 준수되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령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인수위원들과 실무진의 입단속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도 7일 처음으로 인수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과거 설익은 정책들이 나와 신뢰를 잃은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인수위 일정 및 활동에 대한 대외 발표는 대변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그 외 인수위원 및 실무진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피하려고 취재진과 숨바꼭질을 벌이는 해프닝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인수위는 인선 발표과정부터 인선 배경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같은 인수위의 과도한 '밀봉인사', '철통보안'은 벌써부터 언론통제, 국민 알권리 침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야당후보 및 지지자에 대한 막말로 부적격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윤창중 대변인을 비롯해 대표적 뉴라이트 출신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김장수 전 국방장관, 김진선 전 강원지사 등을 대거 포함해 절차와 구성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더구나 인수위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윤창중 대변인은 잇따른 '언론·야당 재갈물리기'식 행보로 질타를 받고 있다.

5일 민주통합당이 인수위 인선에 대해 '깜깜이 인사', '보수편향적 인사'라고 비판하자, 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평가절하하고는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박 당선인의 진심을 왜곡하는 것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야당도 내부적으로 할 일이 산적한 것으로 안다"며 힐난하고 나섰다.

다음날(6일) 인수위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을 압박했다. 윤 대변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인수위 워크숍 결과를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기사거리가 안 된다, 영양가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내용발표를 자체생략 했다. 이에 취재진이 기사거리가 있는지 여부는 언론이 판단할 문제 아니냐고 항의하자 "있는지 없는지는 대변인이 판단한다"면서 "앞으로 저를 괴롭히면, 발표할 게 없으면 기자실에 안 오겠다"며 기자에게 경고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연일 인수위 관련 기사를 내놓고 있지만, 인선 절차나 구성상의 문제를 지적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방송3사는 인수위의 '언론·야당' 재갈물리기에 대해 비판 없이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와 SBS는 인수위 발표를 받아쓰는 식의 보도에 주력하거나 전문성, 실무중시한 인사라며 띄우기도 했다.

특히 MBC는 인수위의 야당 재갈물리기에 적극 동조했다. 5일 인수위 인선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문제제기를 공세로 모는 보도를 정치보도 중 첫 꼭지로 내놨다. 심지어 민주통합당이 핵심적으로 문제제기한 '깜깜이·보수편향·선대위 회전문 인선'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학자 위주의 인선'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축소·왜곡시켰다. 7일에는 아예 민주통합당이 인수위 인선에 문제제기한 배경을 두고 '대선 패배 후 주도권 모색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달며 중상모략으로 몰았다.


 1월 5일/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갈무리
1월 5일/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갈무리민주언론시민연합

<인수위원 확정 정권 밑그림>(MBC, 윤지윤/4일)
<정치인보다 전문가 중용>(MBC, 박상규/4일)
<"당선자 진심 왜곡돼 유감">(MBC, 현원섭/5일)
<"대통합..."민생"..."약속">(MBC, 노재필/5일)
<인수위 출범...국무위원 인선 착수>(MBC, 김나라/6일)
<"잘못된 관행 반복 말아야">(MBC, 윤지윤/7일)
<정부 개편, 내각 인선 박차>(MBC, 김세의/7일)
<날 세운 야당 "허니문 없다">(MBC, 김현/7일)


MBC는 4일 <정치인보다 전문가 중용>에서 "이번 인선의 특징은 정치인보다 대학교수들이 대거 기용됐다는 것"이라고 꼽은 뒤, "전문성과 실무를 중시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면서 "당선인의 생각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을 배치해 대선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달았다. 민주통합당의 인수위 인선에 대한 입장은 보도되지 않았다.

다음날(5일) MBC는 정치보도 중 첫 번째로 보도된 <"당선자 진심 왜곡돼 유감">에서 "인수위원회가 야당 비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며 보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인수위 인선에 대한 비판은 기자리포트 첫 멘트에서 "인수위가 학자들로 구성된 인수위는 탁상공론으로 일관할 수 있다고 한 야당의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고 짧게 언급된 게 전부였다. '깜깜이, 보수편향, 선대위 회전문 인선' 등 핵심적인 부분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뒤이은 <"대통합"..."민생"..."약속">에서 "박 당선인은 취임식에서 대선기간 내내 강조했던 100% 대한민국을 기조로 국민 대통합과, 민생, 약속의 3가지 원칙을 제시할 것"이라며 "취임준비위원장에 정통 관료출신 김진선 전 강원지사를 임명한 것도 박 당선인의 이같은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인선 띄우기에 나섰다.

6일 MBC는 <인수위 출범...국무위원 인선 착수>에서 인수위 임명식 현장을 중계하면서, 자문위원회 폐지에 대해 "역대 인수위 활동에서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 알려져 생긴 혼란 등을 막기위해 자문위원은 두지 않기로 했다"며 인수위 입장을 받아쓰기했다.

7일 <"잘못된 관행 반복 말아야">는 박 당선인의 첫 인수위 회의 주재를 첫 꼭지로 보도했는데, 보도 말미에 박 당선인이 인수위에게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보안에도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는 점을 전했다. 그러나 과도한 '철통보안'으로 인해 '언론통제'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은 함구했다.

뿐만 아니라 세 번째 보도된 <날 세운 야당 "허니문 없다">는 "민주통합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부터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다"며 "새 정권에 대해 일정기간 비판을 자제하는 이른바 허니문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민주통합당의 인수위 비판을 견제하고 나섰다. 보도는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인수위원 인선에 대해 밀봉인사, 극보수 이념인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승자가 '허니문'을 깨려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인선에 대해 비판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공세로만 치부했다. 보도 말미에는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공세가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지만 대선 패배 후 복잡한 내부 갈등을 수습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모색하려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정치적 주도권 잡기'로 몰기도 했다.

<26명 인선…원활한 출범 중점>(KBS, 임세흠/4일)
<정치인보다 전문가>(KBS, 김경진/4일)
<모레 출범…'연석회의'도>(KBS, 김상협/4일)
<내일 출범…'정책'에 방점>(KBS, 송영석/5일)
<인수위 출범…"최고 가치는 국민의 삶">(KBS, 김경진/6일)
<"잘못된 관행 되풀이 안 돼">(KBS, 곽희섭/7일)
<[이슈&뉴스] 인수위 출범, 새 정부 밑그림 착수>(KBS, 김병용/7일)


4일 KBS는 <정치인보다 전문가>에서 인수위 인선에 대해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감안한 인선"이라고 평가하고는 "전체의 80% 이상을 전문가 그룹이 차지",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과 이혜진 부산대 로스쿨 교수 등 지역 안배도 세심히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등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반면, 인수위 인선에 대한 비판은 민주통합당의 입장만 실었다. 보도 말미 "민주통합당이 인선배경도 설명 못하는 밀봉인사라고 비판"했다면서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5·16을 혁명으로 미화했고, 김장수 전 국방 장관은 남북 관계에 경직된 태도를 가졌다고 비난했다"고 짧게 전했다.

5일에는 <내일 출범…'정책'에 방점> 보도 후반에서 "인수위 인선이 밀봉인사라는 민주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윤 대변인은 야당은 당내 일부터 챙겨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고, "민주당은 야당을 제2의 국정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인선 배경부터 설명하라고 맞받았다"며 인수위 인선 검증 문제를 인수위와 민주통합당의 공방으로 짧게 덧붙였다.

6일은 인수위 출범식 소식을 보도하면서 <작고 생산적…자문위 없어>에서 인수위에 대해 "작지만 생산적이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자문단을 두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역대 인수위에서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돼 논란이 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윤 대변인의 발언을 실었다. 보도는 "철통 보안을 위한 규정도 마련됐다"면서 "발표의 혼선을 막기 위해 대외 공보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고 직권남용과 비밀누설에 대한 경각심을 거듭 강조"했다며 '철통보안'을 정당화하는 인수위 입장을 비판 없이 전달했다.

7일 KBS는 인수위 출범 이후 향후 운영 방향을 분석한 <인수위 출범, 새 정부 밑그림 착수>에서 인수위가 분과별로 주요 국정과제를 설정해 발표하기로 했다면서 "큰 기조는 차분하게, 정책을 남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5년 전 인수위가 '어륀지', '전봇대' 단어만 남기고 요란했다는 반성 때문"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인수위 구성 완료..모레부터 가동>(SBS, 이병희/4일)
<전문가 대거 발탁..실무형 포진>(SBS, 한승희/4일)
<내일 출범..새 정부 밑그림 그린다>(SBS, 이승재/5일)
<교수 16명..측근배제..지역안배>(SBS, 정준형/5일)
<공식 출범.."최고가치는 국민 삶">(SBS, 이강/6일)
<내각 인선 착수..이달 말 총리 지명>(SBS, 한승희/6일)
<회의 첫 주재.."공약 지켜 신뢰 구축">(SBS, 이강/7일)
<"컨트롤 타워 필요"..분과별 부처 확정>(SBS, 이승재/7일)


4일 SBS는 <전문가 대거 발탁..실무형 포진>에서 인수위 참여 인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명이 선대위 인사들이라고 전하면서도 "선대위에서 활동한 친박계 전 현직 의원들은 대부분 인수위 인선에서 배제됐다"면서 "친박 핵심 실세가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총괄 간사에 학계 출신인 유민봉 성균관대 교수가 기용한 것도 정치색을 최대한 배제한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인선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5일에는 인수위 구성에 대해 분석한 <교수 16명..측근배제..지역안배>에서 "교수 출신이 전체의 62%인 16명"이라며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와 비교하면 교수 출신은 크게 늘고, 관료 출신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보도는 이번 인수위 구성의 특징은 친박실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특정 인사에게 정치적 무게가 쏠리는 걸 경계하는 당선인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경제민주화를 상징할 만한 인사가 인수위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도 말미에 짧게 언급했다.

6일 인수위 출범식을 전한 <공식 출범.."최고가치는 국민 삶">은 "인수위는 과거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던 자문위원단은 설치하지 않고 조직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면서 인수위가 비공개 워크숍을 가진 점도 짧게 덧붙였다. 그러나 윤창중 대변인이 기자브리핑을 자체생략한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처음 인수위 전체회의를 주재한 7일 <회의 첫 주재.."공약 지켜 신뢰 구축">에서는 박 당선인이 내부 단속에 나선 것에 대해 보도 말미 "박 당선인은 설익은 정책들이 무질서하게 나와 국민에게 혼선을 주고 정부가 신뢰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고 짤막하게 덧붙인 데 그쳤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에 중복게재했습니다
#인수위 #윤창중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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