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중앙통 의림대로 청전동 주민센터 근처 가전제품매장과 핸드폰 매장 위치도와 매장별 조명등 수.
이성제
맞은 편 LG전자베스트샵이나 하이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베스트샵은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삼파장 전구 말고도 형광등만 17줄에 32개씩 544개가 불을 밝히고 있다. 베스트샵 한 직원도 "많기는 많다"며 "반은 꺼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 휴대폰 전문 매장도 마찬가지다. 고작 휴대폰 몇 대 전시해놓고 매장 전체에 밤낮없이 전등을 켠다. 삼파장 전구가 가로 14개, 세로 17개씩 238개가 박혀 있다.
이곳 대형 매장들이 소비하는 전력은 얼마나 될까? 가전매장과 휴대폰 매장 각각 세 곳, 완구 매장 한 곳을 일일이 둘러보며 형광등과 전구 개수를 세어봤다. 형광등이 2500여개, 삼파장 전구가 1150개 정도. 사무실에서 주로 쓰는 형광등 32w와 삼파장 전구 20w로 소비전력을 계산해보면, 시간당 103kwh(10만3000wh)가 이곳 7개 매장에서 빛으로 사라지고 있다. 400w짜리 전기 난로 250개를 켜놓는 것과 같다.
"본사 지침에 전국 매장 동일... 절전 동참 어려워"
'블랙아웃' 걱정은 딴 세상 일인가, 왜 매장마다 전기 절약할 생각을 전혀 못할까? 제천 삼성디지털프라자 박원규 점장은 회사 지침에 따라 불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장관리인에 불과한 점장이 홀로 나서서 조명을 끄고 절약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판매점으로 디지털프라자가 전국에 360개 정도 있고, 매장 시설이나 인테리어는 본사 시설운영담당 부서가 맡습니다. 운영기준 지침이 있고요. 전자매장의 조도(빛 밝기)는 실내조명기준에 따라 정해집니다. 점장이 나서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리할 뿐이죠."2011년 8월 14일치 <서울경제> 기사를 보면, 하이마트, 디지털프라자, 베스트샵, 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885곳이 영업 중이었다. 회사마다 매장을 늘려가는 추세라서 지금은 1000곳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 밝히기' 경쟁된 손님 모시기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