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규채용으로 노조파괴 하려던 꼼수 실패"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294명, 18% 지원...파업 불참보다 적어"

등록 2013.01.17 16:59수정 2013.01.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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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신규채용 지원을 마감한 1월 9일, 부분파업을 벌인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500여명이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앞에서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신규채용 지원을 마감한 1월 9일, 부분파업을 벌인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500여명이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앞에서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현대차가 비정규직노조의 반대에도 사내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공고를 한 뒤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지난 15일 발표하자,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아래 비정규직노조)가 "결과는 노조파괴를 하려다 실패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현대차는 현행 울산, 아산, 전주공장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9일까지 신규채용자 지원 접수를 받았고, 접수 완료 후 "전체 사내하도급 근로자 6800여명의 약 80%에 해당하는 5394명이 응시했고, 특히 사내하청 조합원들도 수백 명이나 지원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노조는 17일 쟁대위 속보를 통해 "회사의 대대적인 선전에도 1차사내하청 7500여명, 2~3차 사내하청 676명 중 5394명이 신규채용에 지원해 지원률이 65%였다"며 "특히 3지회(울산, 아산, 전주공장) 조합원은 294명, 전체 1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이어 "3지회 비정규직노조 전체 조합원은 1700여명"이라며 "지원자 294명, 18%는 평소 비정규직노조의 파업에 불참하는 인원에도 한참 모자라는 숫자"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기를 쓰고 조합원에게 신규채용을 받으려 했지만 결국 헛짓이 되었다"며 "이로써 노조 조직력을 약화시키지도, 내부분열을 불러오지도 못했고, 특히 노조파괴와 파업무력화에 혈안이던 회사로서는 통탄할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지원 낮은 것은 정규직 전환 박탈임을 알기 때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회사 측의 대대적인 공세와 여론조성에도 이처럼  많은 조합원이 신규채용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신규채용이 정규직 전환 권리를 박탈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신규채용을 미끼로 원서를 접수시키고 탈락한 자에게는 정규직화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부제소합의'(앞으로 민·형사상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 사기극임을 알아챘기 때문"이라며 "또한 신규채용 노사합의라는 명분을 만들어 불법파견 개선계획서를 내놓아 불법파견을 은폐하고 처벌도 피해보겠다는 속셈을 꿰둟어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김상록 정책부장은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명백한 법적 정당성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신규채용으로는 불법파견 문제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신규채용 거부 지침을 이행한 조합원은 오직 정규직 전환만을 목표로 한 길을 걷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신규채용에 지원한 일부 조합원은 지회지침을 어기고 단결력과 투쟁력을 해치는 것으로 규정하고 정규직 전환 법적권리인 근속, 임금, 단협적용을 포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 개인적 불이익은 물론 조합원임에도 정규직 전환 협상 타결 즉시 전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비정규직노조는 비록 신규채용에 응한 조합원에게도 구명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 노조는 "채용면접일 전 지원철회 의사를 노조측에 밝히면 이를 일괄 정리해 지원철회 공문과 내용증명을 발송한다"는 지침을 지난 12일 내린 바 있다.

한편 비정규직노조는 중단된 정규직 전환 특별교섭을 재개하기 위해 최근 현대차 정규직노조와 연석회의를 가졌으나 입장차로 실패했다. 이에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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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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