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헤이리의 겨울 풍경중 제1경을 꼽으라면 저는 V자 편대를 이루어 머리 위를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뽑겠습니다. 보통은 수십 미터 길이, 수십 마리로 이루어진 편대로 움직이지만 때로는 헤이리 하늘을 모두 덮을 수백 미터짜리 편대를 이루어 움직이기도 합니다. 도시민이 이 편대를 처음 대하면 감동은 충격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걸음을 멈추고 '아~!'라는 탄성 한마디 외에는 말을 잊지 못합니다. 큰사진보기 ▲겨울철새들이 비행하는 편대를 보면 늘 가슴이 설렌다.이안수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색색~'하는 비행소리를 내며 제 머리 바로 위를 지나가는 이 대형은 오래 전 이곳에서 첫 대면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저를 꼼짝할 수 없도록 얼어붙게 만듭니다. 큰사진보기 ▲가만히 서있으면 '색색'하는 날갯짓 소리까지 들를 수 있다. 이들의 비행속도는 우리의 짐작보다 훨씬 빠르다.이안수 헤이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큰 갯벌이 형성된 강 하구지역과 고개 너머의 금산리, 만우리, 축현리, 갈현리의 넓은 들판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강 하구의 개활지는 이들에게 안전한 서식장소를 제공한다. 이안수 이들은 밤에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한강과 임진강의 갯벌 개활지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이면 거대한 대오를 이루어 겨울 휴경지인 빈 들에서의 먹이 활동을 위해 헤이리 하늘을 날아서 뒤쪽 너른 들로 갑니다. 큰사진보기 ▲헤이리 하늘을 지나는 철새들의 V자 편대 이안수 들판에서 벼이삭과 벌레들을 찾아 먹으며서 낮시간을 보낸 이들은 해가 기울면 다시 서쪽의 강 갯벌로 가기위해 아침과는 반대방향으로 비행을 합니다. 큰사진보기 ▲헤이리 뒤쪽들에서의 먹이활동을 마치고 강으로 가고 있는 긴 대형의 철새들이안수 이들의 이런 활동은 4월 봄과 함께 끝이 납니다. 이들은 다시 이곳 월동지를 떠나 시베리아쪽으로 북진합니다. 이들을 다시 보기위해서는 가을이 깊어지는 때를 기다려야합니다. 한반도의 남쪽은 10월 중·하순을 기다려야 하지만 헤이리에서는 빠르면 10월 초순에도 이들의 행렬과 첫 대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에도 가장 늦게까지 남쪽에서 올라오는 행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월동하는 새들과 더 남쪽에서 월동하는 새들이 통과하는 길목이기도 한 헤이리가 남한의 가장 북쪽 전방에 위치한 덕에 누리는 지리적 혜택입니다. 큰사진보기 ▲마을 앞 무논이 언 곳에 썰매를 탈 곳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 이안수 쇠기러기, 큰기러기, 흰이마기러기 등 기러기들과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개리 등 오리류 외에도 재두루미와 독수리 등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이 지역의 겨울을 생동감 있고 격조 있게 만들어줍니다. 큰사진보기 ▲갈현리 들판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철새들이안수 이들은 주로 가을걷이 후의 논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논이 이들에게는 먹이 창고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 겨울철새들의 먹이창고는 해가 거듭될수록 제 역할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을 추수 후 볏짚을 흰색 비닐로 돌돌 말아서 발효시킵니다. 이 '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것은 소의 여물로 사용하기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추수 이후에도 논에서 볏짚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큰사진보기 ▲추수와 함께 볏짚들은 바로 소의 여물로 사용될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진다.이안수 볏짚은 낱알 외에도 벌레들이 겨울을 나기위해 볏짚에 깃들기 때문에 먹이의 공급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축산농가의 수요에 따라 이제 겨울에도 들판에서 볏짚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우리의 육식 습관이 축산농가의 대형화를 부추겼고 이 기업형 목축은 들판의 볏짚조차 모조리 거두어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국 오늘밤 우리 식탁의 쇠고기가 겨울철새들에게 시련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다 무논으로 두는 경우도 드물어졌습니다. 겨울 휴경기에 논에 물을 빼지 않고 그대로 두는 간단한 일만으로 습지에 서식하는 수많은 철새들에게 안락한 월동 보금자리가 됩니다. 큰사진보기 ▲겨울의 빈 들. 텅 비어보이는 이 들이 단순히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생태계의 현장이다. 이안수 겨울 무논의 경우 물의 보온과 축열효과 때문에 담수생물이 풍부한 생태계를 이루고 겨울 철새들에게 먹이를 공급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휴경기에 논을 갈아엎지 않는 것만으로도 겨울철새들의 먹이 시름을 들어주는 일이 됩니다. 쟁기질이 된 논에서는 기러기들이 볍씨는커녕 풀씨 하나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농산물을 수확하면서 모조리 다 거두지는 않았습니다. 거둔 것조차도 고수레를 통해 첫술을 먼저 자연으로 되돌려주었고 스님들의 공양에서도 식전에 축생에게 먹일 음식을 덜어 놓았고, 식후에는 아귀에게 줄 것까지 남겼습니다. 자신이 수확한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연과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으로 여겼던 조상님의 넉넉한 마음이 갈현리 들판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기르기 떼를 보면서 더욱 간절해집니다. 큰사진보기 ▲들판에서 먹이활동중인 겨울철새들이안수 . 확대 ( 1 / 20 ) ⓒ 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겨울철새 #헤이리 추천6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이안수 (motif1)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삶의 다양한 풍경에 관심있는 여행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 뉴욕 한인들의 삶, 새롭게 만들거나 복원하거나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이충재 칼럼] '주술'에 빠진 대통령 부부 명태균, 김영선에게 호통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 왜 잡소리냐"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AD AD AD 인기기사 1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2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3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4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5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날아와도 먹을 것 없는 철새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세종대왕 초상화 그린 화가의 충격적 과거 3시간 산 오른 고1 아이, 예상치 못했던 그의 소감 윤 대통령 중도하차 "찬성" 58.3%-"반대" 31.1%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시나리오 총정리 '김건희 공방'에 묻힌 동생의 호소 "나라가 형을 두 번 죽였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