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수상 관광 본격 행보..."철새도래지 사라질 것"

생태학자들 "환경재앙" 경고

등록 2013.01.21 17:13수정 2013.01.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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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질 녘에 금강하굿둑에는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해 질 녘에 금강하굿둑에는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김종술

금강 인접 시군이 수계 공간 공동사업으로 서천 신성리 갈대밭과 익산 웅포 곰개나루 그리고 성당포구를 거쳐 논산 강경포구, 부여로 이어지는 뱃길 운항을 추진하면서 군산시와 환경단체가 "유람선 운항으로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환경파괴를 불러올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21일 겨울비가 내리는 서천하구둑 인근. 철새가 강물 위에 늘어져 옹기종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을 보기 위해 서천 철새전망대와 인근 관람장을 찾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사진을 찍는 등 평화로운 모습을 보았다. 

전망대 인근에서 만난 한 환경지킴이는 "금강에 서식하는 철새 총 240여 종 가운데 겨울에 찾아오는 가창오리, 큰고니, 쇠기러기 등 80여 종 등 수많은 철새가 찾아오고 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3/1 정도로 줄어 들어 가슴이 아프다"며 "이런 시국에 유람선을 띄운다면 새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풍경으로 한동안 금강에서 철새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강 인근 지역 시군, 공동 개발해 상생 꿈꿔

 지난해 익산·논산·부여·서천군, 금강 수상관광개발 MOU 협약식 좌측으로부터 ‘황명선 논산시장’, ‘이용우 부여군수’, ‘김종화 서천부군수’, ‘이한수 익산시장’이 금강 수계 4개 시군이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부여군 제공>
지난해 익산·논산·부여·서천군, 금강 수상관광개발 MOU 협약식 좌측으로부터 ‘황명선 논산시장’, ‘이용우 부여군수’, ‘김종화 서천부군수’, ‘이한수 익산시장’이 금강 수계 4개 시군이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부여군 제공> 김종술

금강과 인접한 충남 부여군과 논산시, 서천군은 전북 익산시와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만들어진 금강의 수(水) 공간을 공동 개발해 상생 발전을 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오후 부여군청에서는 이용우 부여군수, 유병운 논산부시장, 김종화 서천부군수, 이한수 익산시장 등 관계자들이 참가해 '금강 수상관광 상생발전협의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들 4개 시군의 단체장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향상된 금강변 친수 공간의 가치를 적극 활용, 강(江) 중심의 지역공동체 발전과 체계적 이용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4개 시군은 앞으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 주관의 지방자치단체 간 연계협력사업 공모를 공동 추진, 금강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공동 연구용역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금강 개발을 위한 전략 사업을 확정하고 국비 확보를 위해 4개 시군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금강 유람선 노선확대를 위한 해당 시·군별 연계운항 공동노력 ▲거점별 나루터에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농·특산물 전시·판매 ▲금강변 하천 터 4계절 이용가능한 생태관광지 공동조성 ▲4대강 살리기 사업 후 넘어간 친수공간관리대책 공동대응 ▲수상관광 사업 공동개발, 중앙부처 국비확보 공동대처 마련에 동참하기로 했다.


환경오염 뻔한 금강 수상관광 추진은 이율배반적 행동

 지난해 금강물고기 떼죽음으로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할 때 유람선을 운행하면서 빈축을 샀다.
지난해 금강물고기 떼죽음으로 물고기 사체가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할 때 유람선을 운행하면서 빈축을 샀다. 김종술

이에 대해 군산시는 "익산시와 충남 부여, 논산, 서천군이 금강 수질개선은 도외시한 채 뱃길을 운항하려는 것은 관광 수익만을 추구하려는 지역 이기주의"라며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21일 환경부, 국토해양부, 국회 환경노동위, 전북도 등에 전달했다.


군산시는 익산시와 충남 지자체들이 근본적인 금강 상류 오염원 저감 대책 없이 금강 수상관광을 추진하는 것은, 금강 수질오염 및 인접 시·군 상생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현 상황에서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떠오른 금강에서 수상관광이 이루어질 경우, 생태 환경과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생태 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법적 보호종이 수십 종"

 금강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금강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김종술

 금강하굿둑에서 확인한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금강하굿둑에서 확인한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김종술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총체적인 부실을 언급했고, 금강물고기 떼죽음과 같은 생태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마당에 유람선 운영 자체는 투자 대비 수익이 없는 세금 낭비성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사업들이 엉터리로 조사되면서 나중에 손실이 나면 국민들의 세금으로 보존하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부여군이 그동안 일부 구간에서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지만, 사업자 비리와 파행으로 사업효과도 떨어지고 그런 상황이다. 이런 차에 서천하굿둑까지 중·하류를 확대한다는 것은 경제성도 없고 환경적 피해를 오히려 가중시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대부분이 생태 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법적 보호종이 수십 여종이나 된다. 환경부 멸종위기 집단서식처로 큰고니, 가창오리, 큰기러기, 황조롱이 말똥가리, 수달, 삵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야생동물의 서식하고 있다, 치명적인 환경 피해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금강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금강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김종술

#금강 수상관광 #철새 보호구역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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