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품 광고는 어딜 가든 쏟아져 나온다. 소비자들은 헷갈린다.
김지현
다양한 보험 상품들이 계속 쏟아진다. 소비자들은 헷갈린다.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고 느낄 만큼 어렵고 복잡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좋은 보험이니 가입해 보라는 권유가 보험 설계사·인터넷·텔레비전 광고·홈쇼핑·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을 괴롭힌다. 이건 정보가 아니라 '공해'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공해는 '이 보험이 좋다는데 또 들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보험 가입의 유혹은 보험을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어렵고 복잡할 까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복잡한 상품 구조가 아니라 간단한 보험의 원리만 정확히 알고 있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보장성 보험, 사고 발생하면 이익 그렇지 않으면 손해1000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군가는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1000명 모두 조금씩 돈을 모아 적립을 해놨다가 위험에 닥친 사람을 돕는 게 상호부조다. 내가 사고를 당해 도움을 받으면 이익이 되지만, 아니라면 돈만 내고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니 손해다. 그러나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대비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호부조의 원리다.
현대의 보험도 상호부조와 원리는 같다. 단지 보험상품 운영을 보험사가 대행하고 있다는 것만 다르다. 보험사는 보험료를 책정하고 사람들을 모집해 돈을 모으고, 사고가 발생한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보험이라는 상품의 구조상 가입한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보험은 만약 위험이 발생하면 이익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전적으로 따졌을 때 반드시 손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금융 상품인 것이다.
만약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그 돈을 그대로 저축하는 게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분명 이익이다. 모든 보험이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험에 가입했다면, 미래에 사고가 나서 내가 위기에 처한다면 분명 큰 이득을 준다. 이런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을 위해 현재 우리는 매달 보험료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보험에 가입했다는 것은 당장 눈앞의 이익과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 중에서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을 선택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위험에 닥쳤을 때 그 손실을 보완해 주는 기능을 가진 게 보험이라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험이 닥치면 큰돈을 돌려주고, 그렇지 않더라도 낸 돈 모두에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는 그런 착한 상품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보험에 가입할 때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험을 '손해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험을 들면 사고가 나도 이익이지만 보험금을 타지 못해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저축성 보험, 사업비를 고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