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온실가스 배출경로 프로그램의 메인화면. 일반용·청소년용·전문가용 3가지 버전이 있다.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에 우리나라에도 온실가스 배출경로 분석 모형은 있었다. 하지만 사용 권한이 정부와 일부 연구기관에 제한돼 있고 내용도 너무 전문적이어서 일반 시민들은 접하기가 어려웠다. 반면 영국의 프로그램은 계산 도구가 모두 일반에 공개돼 있고 사용법도 어렵지 않았다는 것.
"영국의 패스웨이 2050 프로그램을 이용해 2년여 동안 총 8만명 정도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만들었어요. 그만큼 프로그램이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거죠." 센터가 개발한 한국형 온실가스 배출경로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이면서도 쉽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기존의 전문가용 온실가스 감축 모형은 배우는 데만 6개월~1년이 걸릴 정도로 어렵고, 모형을 구입하려면 수백만원이 든다. 모형 활용법을 배우고 데이터를 수집해 입력해 시나리오를 짜더라도, 그 결과물을 일반인이 보고 이해하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높다"며 "이번에 개발된 프로그램은 기존의 전문가용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매우 쉽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나 환경단체에서 개발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는 '탄소계산기'의 경우 개인의 실천이 온실가스 감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이번에 개발된 온실가스 프로그램이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수급 계획, 산업 정책 등에 따라 2050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민들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좀 더 큰 시각으로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정부에서 업종·분야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하향식(Top-down)으로 정해왔지만, 시민들이 많이 알게 되면 정부에 감축 방안과 목표를 상향식(Bottom-up)으로 제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센터가 프로그램을 공개한 지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전문가용 엑셀 프로그램은 100여건 정도 다운로드 됐다. 이달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기후변화 시나리오 공모전(내가 만드는 2050 우리나라)'은 시상 대상자 250명의 시나리오가 모두 접수돼 23일 조기마감 되기도 했다. '선풍적 인기'까지는 몰라도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바람직한 대안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나 제안하고 싶은 점을 저희에게 알려주신다면, 앞으로 이 연구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 개선시켜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