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공업용수 수준... 4대강 목표 달성 실패"

녹색연합 "대부분 수질 악화... 복원·재자연화 추진해야"

등록 2013.01.28 15:36수정 2013.01.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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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연합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녹색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4대강 사업의 수질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데다 낙동강 수질은 공업용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녹색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4대강 사업의 수질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데다 낙동강 수질은 공업용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박소희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낙동강의 수질이 좋아지긴커녕 공업용수 수준인 4등급으로 나빠진 것이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28일 공개하며 "정부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 제시한 수질개선 목표 달성에도 완전히 실패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날 서울 종로구 녹색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 전후인 2006년과 2012년의 자료를 비교한 결과, 4대강 20개 지점 가운데 14곳의 수질이 3급수 이상에서 4급수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경상도와 대구, 부산 등 약 1000만명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낙동강은 11개 지점 가운데 7곳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수치가 높을수록 수질이 나쁘다)기준 수질 등급이 생활용수로 쓸 수 없는 4등급 이하였다. 나머지 4개 지점 가운데 2곳은 비교대상인 2006년 자료는 없지만 현재 수질은 4등급이다.

녹색연합은 2006년 수질등급은 하천, 2012년은 '호소(湖沼)'를 기준으로 삼았다. 두 시기의 수질등급 기준을 다르게 한 까닭은 4대강의 보 때문이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은 댐·보 또는 제방으로 흐르는 물을 가둬 놓은 곳 등을 호소로 정의하고 있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호소의 수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COD인데, 낙동강 11개 지점 가운데 상주2, 산곡, 달성, 상주2·3, 왜관, 고령, 물금 등 8곳의 2012년 COD는 2006년보다 나빠졌다. 나머지 세 곳 중 대암1과 용산 지점은 2006년 자료가 없고, 삼랑진 지점은 2006년보다 0.1mg/L 개선된 6.1mg/L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4대강의 수질을 말할 때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을 지표로 삼고 있다.  BOD는 호소가 아닌 하천의 수질등급을 나누는 기준이다. 정부는 BOD를 살펴보면 4대강의 수질은 대부분 나아졌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나온 4대강 11개 지점의 BOD 기준 수질등급은 영산강의 2곳을 제외하면 모두 2급수 이상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비판해온 학계와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 수질개선 효과를 따지려면 COD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감사원 또한 지난 17일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COD, 조류농도 등 적절한 수질관리지표로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일반 하천의 BOD를 기준으로 관리, 수질상태가 왜곡평가·관리됐다"고 지적했다.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가 '4대강 수질은 하천 기준으로 보면 나아졌다'고 반박하려면, 지금 당장 (고인 물이 흐르도록)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다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4대강 보로 물 맑아진다' 홍보하더니 목표 달성도 못해"


 녹색연합은 1월 28일 기자회견에서 "환경부 물종합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 수질은 4대강 사업 전보다 악화됐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1월 28일 기자회견에서 "환경부 물종합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 수질은 4대강 사업 전보다 악화됐다"고 밝혔다.녹색연합

녹색연합은 또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4대강 사업 수질개선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9년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서 사업 결과 BOD와 TP(총인) 수치가 나아지고, 4대강의 수질을 수영 가능한 좋은 물(2급수)로 끌어올리는 목표시점을 2015년에서 2012년으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녹색연합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시된 4대강 11개 지점의 실제 측정치와 정부 목표치를 비교한 결과, BOD는 7곳, TP는 5곳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영산강은 3개 지점 모두 BOD와 TP 두 지표 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녹색연합은 또 "사업 이후 4대강은 보로 인해 호소로 바뀐 만큼, 정부가 '목표치에는 못 미쳐도 2006년보다 수질이 개선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현장팀장은 "심명필 전 4대강사업본부장이 요즘 '4대강 보는 수질개선이 목적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발뺌하고 있는데, '(4대강 사업으로) 보를 만들면 물이 맑아진다'는 것은 감사원 결과 전까지 정부가 끊임없이 홍보한 논리였다"고 비판했다.

또 "환경부가 제공하는 수치 또한 4대강 사업으로 얼마나 수질이 악화됐는지 보여준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4대강 사업은 결코 완공될 수 없고, 정부 스스로 내세운 목표조차 달성 못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새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비판해온 민간전문가와 환경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4대강 복원과 재자연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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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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