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1월 31일자로 공무원 인사발령을 한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1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낙하산 인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자회견 뒤 도지사실에 항의하기 위해 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
윤성효
이번에 경남도는 18개 시·군청의 부단체장 이외에 별도로 3~5급 50명에 대해서도 인사를 한 것이다. 3급 1명, 4급 9명, 5급 40명이다. 시·군청의 자리를 경남도에서 한 셈이다. 공무원노조는 이같은 인사가 '낙하산'이라 보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김두관 전 지사 때인 2012년 5월 '합리적인 인사교류를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서는 "도와 시·군간 불합리한 인사교류를 개선하기 위해 인사협의회(도청 1, 노조 대표 4)를 구성하여 합리적인 인사교류 방안을 마련한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노조는 협약서 등을 토대로 이번 정기인사를 앞두고 경남도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협의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 당했다.
제갈종용 본부장은 "낙하산 인사를 없애기 위해 공무원노조는 직장협의회 때부터 투쟁했고, 그것으로 인해 징계 받은 공무원만 40명이고 벌금까지 냈다. 이 문제에는 우리의 피가 맺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남도는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두 차례나 공문을 보냈는데 무시당했다"며 "홍 지사는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낙하산 인사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홍 지사의 첫 정기인사 중 사무관 승진이 29명이나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도 않고, 시·군에 일방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한 것에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는 시·군의 정원을 도청의 보직으로 착각하고, 아직까지 구태에 빠져 있는 도청 인사부서의 '인의 장벽'에 막혀 불합리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이번 낙하산 인사로 인해 시·군 직원들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감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