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루' 도서관 내부 모습.
차현아
도서관 내부 작은 공간에는 책과 책상, 피아노와 드럼이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있다. 책과 책상, 의자만 가득할 것 같은 도서관에 왜 악기가 있을까. '느루' 대표인 권순정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토요일마다 여기서 애들이 밴드 활동을 하거든요. 올라오는 계단 옆에 그리다 만 벽화도 애들이 토요일마다 와서 조금씩 그리고 있는 거예요." '느루'라는 공간을 기획한 것은 마을 어른들이지만, 공간을 꾸미고 활용하는 것은 이렇듯 청소년들의 몫이다.
청소년 진로고민... 지역에서 답을 찾다권순정씨에게 청소년 도서관 이름에 왜 굳이 '인문학'이 들어갔는지를 물었다.
"청소년들이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이니 '인문학'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도서관 설립 계획 짤 때, 저희가 직접 학생 1200여 명 정도에게 의견을 물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도서관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한 프로그램이 진로탐색이었고요."그래서일까? '느루'는 다른 도서관에 비해 진로 탐색 관련한 청소년 동아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제빵을 배우고 싶거나 네일아트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면, '느루'에서 근처 네일아트 가게, 빵집 주인 등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을 직접 연결해 주기도 했다.
지역 주민은 공간을 제공하고 재능도 기부한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사람사이'라는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그 주 토요일에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어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