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청사 앞에 '사람중심 관악특별구'라는 카피가 눈길을 끈다.
최오균
"관악구 주민인데요. 시각장애인 커피전문점이 있다는데 거기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 만한 장소가 있나요?"
"네, 민원실에서도 의자가 있고요. 1층 로비에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이 있는데요. 북 카페 스타일로 운영을 하고 있어 그곳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가 있습니다.""용꿈 꾸는 도서관이라고요? 그것 참, 재미있는 이름이군요."나는 J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관악구청 커피전문점에서 2시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관악구청으로 갔다.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이란 이름도 흥미롭고, 시각장애인 커피전문점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고 하여 J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먼저 그곳을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봉천고개에서 버스를 타고 관악구청 앞에서 내려 청사에 도착하니 청사입구에 '사람중심 관악특별구'라는 문구가 마음을 끌었다.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은 청사 입구 정문 로비에 설치되어 있었다. 관공서 로비에 도서관을 설치하다니 놀라운 발상이다.
기부금으로 설치된 작은 '용꿈꾸는 작은도서관'현관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훤히 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관공서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바라보자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생소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두 명의 사서가 입구에 앉아 있었다.
나무로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가 퍽 신선하게 느껴졌다. 사서에게 기자 신분을 밝히고 취재를 좀 하고 싶은데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용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촬영을 하라고 했다.
조심스럽게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사서가 다가와 2층으로 올라가는 복도 서가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분이 유종필 관악구청장이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구청장님도 가끔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려본다는 것.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구청장이라…" 갑자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중후한 모습의 구청장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졌다. 나는 용기를 내서 사서에게 부탁을 하여 구청장님을 소개 받았다.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구청장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좀 담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물론이지요."유종필 구청장은 처음만나는 기자에게 웃으며 흔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그리고 유 구청장의 설명으로 도서관을 둘러보는 행운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그의 설명으로 도서관을 둘러보며 책과 도서관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이 육감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서가를 둘러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