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조선 프린스> 표지
(주)위즈덤하우스
이준호 지음, (주)위즈덤하우스 출판의 <비운의 조선 프린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양녕대군이 동생인 충녕대군에게 양위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과 숨은 야사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왕권을 양위받기 위한 노력, 세자 지위를 지키려는 몸부림은 처절하고, 세자 자리를 박탈당한 후의 기행은 비참하리만큼 비뚤어진다.
큰아버지인 정종의 여인이었다는 기생 초궁장(楚宮粧)과의 스캔들, 매형 이백강의 첩 칠점생(七點生)과의 염문, 중추원부사 곽선의 첩 어리를 임신시키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그렇다. 그러함에도 정작 양녕대군을 폐세자시키는 결정적인 배경은 권력에 대한 도전을 의심하는 태종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데 방점을 찍을 수 있다.
이때 양녕대군이 강민과 한용봉을 잡아가려는 내시들을 말리려 나섰다. 부왕의 엄명이라는 강경한 그들에게 부아가 치민 양녕대군이 무의식 중에 "내가 네 이름을 안다"며 으름장을 놓고 말았다. 그리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말다툼이건만, 이 사실을 보고받은 태종이 "'내가 네 이름을 안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냐"며 노발대발하면서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 <비운의 조선 프린스> 94쪽양녕대군이 무의식 중에 내 뱉은 이 말 한마디, "내가 네 이름을 안다"는 말이 태종에게는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셋째아들인 충녕대군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통 크고 아름답게 왕위를 양보한 양녕대군의 우극충정이 아니라 권력의 속성에서 비롯된 적장자의 수난일뿐이다.
<비운의 조선 프린스>에서는 양녕대군뿐만이 아니라 적장자이면서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적장자들, 월산대군과 영창대군 그리고 소현세자의 수난사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역사시간에 배우고, 야사로만 전해 들었던 왕위세습에 감춰진 또 하나의 진실이자 배경, 왕권을 세습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음습하고 피비린내 나는 암투와 권모술수가 이합집산을 이루며 전개되고 있으니 권력의 속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얼마나 제한적이었거나 미화, 왜곡되었는지를 알게 됨으로 역사적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열흘 후쯤부터 다시 보게 될 권력 속성의 실체 딱 열흘 남았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권한이 MB에게서 박근혜 당선자에게로 넘어가는 날이 딱 열흘 후다. 어찌 되었건 칼자루와 같은 권력의 속성이 열흘 후면 박근혜 당선자에게로 넘어간다.
조선시대뿐 아니라 현대사에서도 최고의 권력을 행사하던 당사자나 가족들의 말로는 순탄치 않았다.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강석은 자결을 했고,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인 박지만은 감방을 드나들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도 감방살이를 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도 감방살이를 했다. MB의 아들도 이미 검찰에 출두한 적이 있고, 그 측근들 역시 감방살이를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니 열흘밖에 남지 않은 MB 정권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가 궁금하다. 역사에 기록되고 야사로 전해질 수도 있는 그 모든 것이 권력의 단맛을 즐긴 속성 탓일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건 자작자수(自作自受)이며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것 정도는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스스로가 깨우쳤으면 좋겠다.
비운의 조선 프린스 - 조선왕실 적장자 수난기
이준호 지음,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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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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