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전통시장과 홈플러스 '상생방안' 타결조태섭 망원시장상인회장과 홍지광 망원동월드컵시장조합이사장, 조용풍 홈플러스 이사(사진 아래 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 회의실에서 마포 전통시장과 홈플러스와의 '상생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한발씩 양보한 '상상 협약식'을 통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모범사례로 남겠다고 말했다.
유성호
"악수 한 번 하시죠. 허허."
1년 가까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사람들이 손을 꼭 잡았다. 얼굴에는 웃음과 함께 "수고했다"는 말이 오갔다. 조태섭 망원시장 상인회 회장, 홍지광 망원·월드컵시장 조합 이사장 그리고 조용풍 홈플러스 이사는 27일 오후 마포구청에서 상생방안 협약식을 가졌다.
1년 만에 손잡은 전통시장-대형마트... "수고했다"'골목상권 다 죽인다'며 홈플러스 입점 반대 운동을 해왔던 시장 상인들은 지난 1월 중소기업청의 중재안을 받아들였고, 이를 홈플러스가 받아들이면서 이같은 결실을 보게 됐다.
중재안에는 '홈플러스 합정점은 채소·과일·생선·정육 등 1차 식품 중 오징어, 국거리용 쇠고기, 순대, 떡볶이, 알타리무 등 16개 품목의 판매를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합정점 홈플러스 단독 기념품 제공·할인행사·신문 광고는 자제하고, 판촉 전단을 시장 인근에 배포하는 것도 제한된다.
홈플러스는 한 포(10갑) 단위로 담배를 판매해야 하며 시장에 고객용 캐리어를 제공하고, 배달서비스를 돕기로 했다. 또 시장 인근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을 올해 안으로 폐점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조용풍 홈플러스 이사는 "출점 때문에 지역 상인과 마찰이 생겼다"며 "이 과정에서 상호 협력·상생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협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조태섭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우리가 살기 위해서 몇 번의 철시를 하며 홈플러스를 막아내야 한다고 싸웠지만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상생하는 차원에서 많은 양보를 했고 결국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협약식에는 박홍섭 마포구청장을 비롯해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왕효석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상인들은 지난해 3월 8일 홈플러스 합정점이 상권을 위축시킨다며 중기청에 사업조정신청을 냈다. 지난 8월에는 홈플러스가 들어설 예정이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법적 구속력 없는 상생협의체... 순풍 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