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평택 공장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 신혜진씨. 신씨는 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3명의 노동자들의 건강을 염려했다.
강민수
신씨와 복기성 부지회장과는 인연이 깊다.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일을 찾던 신씨는 복 부지회장의 아내가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듣고는 지인들과 함께 일명 '파스 통장'을 만들었다. '파스값에 보태라'는 마음의 후원금을 매달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철탑에 오르기 전, 신씨는 지인들과 함께 도시락을 싸들고 복 부지회장이 투쟁하던 평택의 비정규직 사무실도 찾아가곤 했다. 복 부지회장이 송전탑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은 후, 날씨 뉴스를 볼 때마다 송전탑이 생각났다.
"이제 내려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우리 살, 깎아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철탑에서 내려와 밥 잘 먹고 씩씩하고 튼튼하게 같이 싸우길 바라요."신씨가 탄 버스가 이날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서 서자, 확성기 마이크 소리가 울렸다. 철탑 위의 세 사람이 퇴근길 노동자들에게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버스에서 내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신씨는 송전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신씨는 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차투쟁승리를 위한 100전 100승 문화제'에 참석했다. 한 겨울을 철탑에서 보냈지만 농성자 3인이 요구했던 국정조사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이들의 요구에 묵묵부답했다.
이날 문화제는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고, 기뻐하고 환호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됐다. 가수 홍순관씨의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민중노래패 '꽃다지'의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노래공연과 극단 '새시대예술연합'의 상황극이 어우러지는 깊은 밤이 이어졌다.
"칼바람에 갈라 터진 그대들, 들여다볼 때까지 이 자리 지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