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 지압 산책로입니다.
임현철
오동도는 "멀리서 보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많다"하여 '오동도'라 불립니다. 그렇지만, 지금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고려 공민왕 때 신돈이 임금을 상징하는 봉황새가 찾아드는 오동나무라 새로운 임금이 나올까봐 베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오동도는 또한 화살을 만드는 대나무 종인 신이대가 섬 전체에 퍼져 '죽도'라고도 부릅니다. 오동도 방파제를 지나면 입구에 모형 거북선과 판옥선, 음악 분수가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음악 분수는 매시 정각에 15분간 연출됩니다.
동백열차 탑승장, 홍보관 옆을 지나면 보이는 지압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야외 공연장을 만납니다. 그리고 해안 절벽에서는 길게 뻗은 방파제와 바다 위에 떠있는 선박들을 보게 됩니다. 해변에서 등대 쪽으로 오르다 보면 남근목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으로 가는 길은 지난해 생겼습니다.
남근목은 결혼 후 임신이 안 된 부부가 함께 만지면 아이를 갖는다는 소문이 나 자녀를 기다리는 부부들이 소리소문 없이 찾는 곳입니다. 뿐만아니라 호기심 많은 처녀까지 한 번씩 만지고 지나치며 웃음 흘리는 유희의 대상입니다. 그것을 보는 총각들의 민망한 웃음도 재미있습니다.
오동도 등대 오르는 길은 동백나무와 신이대 터널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여심화의 고향 오동도 동백은 11월부터 5월까지 장장 7개월 동안이나 꽃을 피웁니다. 동백꽃이 가장 흐드러지게 피는 절정기는 3월입니다. 동백꽃을 주제로 한 동백꽃 축제가 열릴 법하지만, 축제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동백은 개나리나 벚꽃 산수유 꽃처럼 잎이 떨어진 상태에서 활짝 만개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기보다 잎 사이에 숨어 수줍게 피어나기 때문에 만개한 모습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동백꽃의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시를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산책로는 '횡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