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도 안 끝났는데, 위원장이 공표를 한다?

여서동제2투표구 투표지분류 종료시각 14분 앞선 위원장 공표...선관위 "단순오기인 듯"

등록 2013.03.08 14:50수정 2013.03.0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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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8대 대선이 치러진 여수의 한 투표구에서 나온 개표상황표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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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상황표 여서동제2투표구 ⓒ 정병진

기자가 여수시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여서동제2투표구 개표상황표 자료에 따르면 투표지 분류 종료시각이 23시 43분인데 위원장 공표시각은 23시 29분으로 선명히 적혀 있다. 대선 개표 매뉴얼에 의하면 투표함을 개함하고 투표지를 정리한 뒤 투표지분류기(전자개표기)를 돌려 후보자별로 투표지를 분류한다. 이후 심사집계부에서 2~3차례 육안으로 검열하고 위원장이 후보자별 득표수를 공표하게 돼 있다. 위원장의 이 같은 최종 공표는 법원 판사의 선고와 유사한 효력을 갖는다.

그런데 여수 여서동제2투표구 개표상황표를 살펴보면 위원장의 공표시각이 투표지분류기 종료시각보다 14분이 빨랐다. 이 개표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투표지분류기를 돌리기 6분 전에 이미 심사집계부의 검열이 다 끝나고 위원장의 공표가 이루어졌다고 봐야 한다.

여서동제2투표구의 개표상황표의 수상한 점은 위원장 공표 시간 말고도 또 있다. 유권자의 투표수가 투표용지교부수보다 1표 더 나왔다. 드물긴 하지만 유권자 가운데는 투표소에 가서 투표용지를 교부받고도 기표소에 들어가 기표하는 대신 그것을 그냥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투표용지교부수보다 투표수가 모자라게 된다. 하지만 투표수가 투표용지교부수보다 더 많이 나온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여수시 선관위에 연락해 여서동제2투표구 개표상황표의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명을 들어봤다.

투표지분류기 종료시각보다 위원장의 공표시간이 빠른 점에 대해 선관위 담당자는 보조사무원의 단순 오기(誤記)로 보인다고 하였다. 위원장의 공표가 있고 보조사무원이 그 시각을 기록할 때 정확히 적는지 곁에서 누가 점검하는지 묻자 그런 사람은 없단다.

두 번째 투표수가 투표용지교부수보다 1표 더 많은 까닭에 대해 관계자는 부재자로 신고해 투표지를 받은 사람이 그것을 주소지 투표구에 가져와 투표함에 넣은 경우라 했다. 선관위 직원에게 여서동제2투표구 개표상황표 문제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는지 물어봤지만, 이제야 알았다는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에도 보냈고 사람일보, 플러스코리아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개표상황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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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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