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는 14일 오전 한전남부계통건설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건설을 규탄했다.
조정훈
한전이 송전탑을 건설하면서 송전탑 부지와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토지에 대한 보상금과는 별도로 마을 발전기금을 지원하고도 사용처를 명시하지 않아 일부가 유용되는 등 마을공동체를 분열시킨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한전은 경북 청도군 풍각면과 각북면에 총 41기 34만5000볼트의 송전탑을 건설하면서 토지보상금 이외에 해당 15개 마을에 평균 2억 원의 발전기금을 약속하고 두 면에는 각각 15억 원의 지원금을 약속하고 14개 마을에는 보상금 지급이 완료됐다.
두 면은 한전으로부터 10억 원을 먼저 받아 장학사업에 쓰기로 합의하고 '풍북장학회'를 만들고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9억5000만 원으로 마을발전기금을 가장 많이 받은 A마을의 기금 중 5억 원이 장학회로 흘러들어가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풍북장학회 차아무개 이사장이 A마을의 발전기금 5억 원을 수익사업에 쓴다며 장학회 기금으로 돌린 뒤 6000만 원은 청도군 의장에게 돌리고 4억1000만 원은 자신의 지인에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전이 마을에 지급한 발전기금의 용도를 두고 마을 주민과 한전의 주장이 서로 달라 주먹구구식으로 지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전은 9억5000만 원은 마을공동명의의 토지구입 용도로 지불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마을 주민들은 5억 원을 장학회로 넣기로 사전에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1년이 넘도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과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청도 345kV 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는 마을발전기금이 오히려 마을공동체를 해체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