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각 지자체나 정부기관에서 국민 참여를 내세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지자체와 정부 기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지자체나 정부기관이 국민 참여를 내세워 진행하는 행사의 대부분은 국민 참여가 필요한 것들이다. 그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국민 참관인이 필요하며, 때문에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행사에서 국민 참관인은 그저 행사를 진행한 후 홍보하기 위한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3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나트륨 인식주간을 기념하여 제 1회'나트륨 줄이기 범국민 참여주간 기념식'을 서울시 중구 소재 서울P호텔에서 개최했다.
식약청은 정책 수립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정책설명회, 식품위생심의위원회 등에 국민 참관인을 모집하고 있다. 특별한 자격 조건이 없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 이번에도 많은 국민 참관인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기꺼이 행사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참여한 행사에서 많은 국민 참관인이 불쾌한 기분으로 귀가해야 했다.
13일 오후 1시 30분까지 행사장소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시간 맞춰 갔지만, 대부분의 행사가 그렇듯 제 시간에 시작되지 않았다. 큰 행사를 진행하는데 있어 다양한 이유로 행사가 지연되는 것은 늘 있는 일이기에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지만, 문제는 다름 아닌 '차별대우'였다.
식약청 영양정책과에서 초청한 사람들과 식약청 안전정책과 소속의 국민 참관인들에 대한 대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테이블은커녕 구석진 자리에 배치된 국민 참관인의 자리. 그 넓은 행사장의 많은 원형 테이블에 각종 차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 자리에 국민 참관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심지어 따로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오후 6시까지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행사를 지켜봐야했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의를 제기하자 영양정책과 연구관 K씨는 "영양정책과에서 초청하지 않은 안전정책과 소속의 국민 참관인들 참석 여부를 하루 전에 알아서 자리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으니 이해해달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정말 말뿐인 사과였다.
국민 참관인이 행사 관련 참여 여부를 묻는 메일을 받은 것은 3월 12일. 하루 전 행사관련 연락을 해온 식약청에서 하는 답변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또 그 말이 맞다면 애초 행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국민 참관인은 염두에 두지 않고 진행하다가 갑자기 불렀다는 말이 된다. 이는 부처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국민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한 이들이 뭔가 대단한 대우를 바랐던 것은 아니다. 그저 관심 분야의 정책이 잘 실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짬을 내서 행사에 참석했던 것인데, 눈앞에 빤히 보이는 차별과 행사를 진행하는 이의 불친절한 태도에 불쾌했다. 또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진행하는 행사의 허술함에 그간 낸 세금이 아까워졌다.
지금도 여러 지자체와 정부 기관에는 국민 참여를 내세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한 이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세금이 아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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