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3코스에서 만난 풍경. 바다와 어울린 풍경이 아름답다.
전용호
제주로 가는 길, 항상 마음이 설렌다. 비행기를 타는 건 조금 싱겁지만, 그래도 하늘에서 내려다본 제주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지난 10일 제주여행의 첫 시작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으로 정했다. 예전 올레길 3코스를 걷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지나쳤던 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김영갑 갤러리도 들르고 올레길 3코스를 걸어서 표선까지 갈 생각이다.
공항에서 100번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닿아 삼달리 가는 표를 샀다. 급하게 타다 보니 일주도로로 돌아가는 버스다. 버스 기사는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표선으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단다. '조금 더 기다릴 걸'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버스는 제주 시내를 벗어나고 있었다.
버스가 동쪽해안마을을 지나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파란바다를 보면서 차가 달린다. 해안마을을 빠짐없이 들렀다 간다. 제주 풍경이 살갑게 보인다. 돌담이 쳐진 낮은 집들과 파랗고 빨간 지붕들은 바닷가에 바짝 붙어서 살아가는 제주 사람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조천·북촌·성산을 지나니 유채꽃과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삼달리에서 내리니 김영갑 갤러리까지는 1.4km를 걸어야 한단다. 도로는 한적하다. 터벅터벅 걷는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라는 안내판을 마주한다.
바람과 구름이 머무르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