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파전' 벌어진 노원병, 야권단일화는 안갯속으로

통합진보 정태흥 출마선언에 민주당 '무공천' 결정 못해... '어부지리' 새누리 낙승하나

등록 2013.03.19 11:45수정 2013.03.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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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병 보궐선거 출마하는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4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하는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4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유성호

4.24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의 함수관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정권에 맞서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키는 선봉장이 되겠다"며 노원병 출마선언을 했다. 새누리당 허준영·민주통합당 이동섭·진보정의당 김지선·무소속 안철수 예비후보에 이은 다섯 번째 출마자다. 아직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노원병 보궐선거가 5파전, 특히 새누리당 후보 1명과 야권 후보 4명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태흥 후보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유일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지역인 노원병 선거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자 무시, 서민 외면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박근혜 정권에 맞서 99%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권 출범 초기인 벌써부터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치보복을 가하고 있다, 검찰에 기소조차 되지 않은 이석기·김재연 국회의원을 자격심사 하겠다고 한다"며 "유신독재 부활의 신호탄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통합진보당은 모든 희생을 각오하고 당당하게 싸울 것"이라며 "어떤 시련 속에서도 하나하나 차곡차곡 노동자 서민의 신뢰를 획득해 앞으로 그 어떤 외부의 입김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더 깊이 민중 속에 들어가 확고하게 뿌리 내리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주목되는 것은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다. 그러나 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한 질의응답에서 완주 의지를 밝혔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각자 갈 길을 가야 할 때인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야권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도 "노원병 지역주민들이 바른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원병은 지난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후보 30여 명이 희생하며 야권단일후보를 당선시킨 지역"이라며 현재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의 '지분'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원병 무공천' 고심 깊어지는 민주당... "안철수가 명분을 줘야 하는데"

결국 노원병 보궐선거의 공천 여부에 대한 민주당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게 된 셈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김비오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부산 영도나, 황인석 한국농어촌공사 부여지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충남 부여·청양에 대해서는 조속히 공천을 마무리 짓는다는 입장이지만 노원병에 대해서는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무공천 여부에 대해 당내 의견도 여전히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작년 대통령 선거 때 안철수 전 교수가 후보사퇴를 하고, 우리 민주당을 도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또한 상응하는 정도로 (노원병 보궐선거를) 양보하는 것이 도의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안 전 교수가) 절차적으로 이번 노원병 출마와 관련해 민주당과 아무런 상의가 없었던 것은 당의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도 있다"면서도 "국민 일반의 눈높이에서 보는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을 우리가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후보를 내고 등록 전에 단일화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중진, 또는 상임고문들과 논의해보니 우리가 후보를 내지 말고 양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일부에서는 후보를 내고 단일화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결과적으로 새누리당과 야권 단일후보가 선거를 치르는 구도로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며 "새누리당이 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도 (일대일 구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하면 야권 분열의 씨앗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민주당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에 들어와 혁신하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라며 '입당론'을 재차 펼치기도 했다.

5.4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용섭 의원도 이날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지만 저는 공당으로써 후보를 내는 것이 원칙과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안 전 교수도 민주당이 후보를 안 내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전 교수는 실은 국민과 일체 소통 없이 또 억울하게 의원직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이나 정치 쇄신을 함께해 가야 할 민주당과의 일체의 협의도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노원병 출마를 발표했다"며 "이것은 새 정치를 주장하는 분의 자세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안철수 후보 측에서 그 같은 명분을 주지 않으니 문제"라며 당내 '무공천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한편,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갖고 4.24 재보선 공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원병 보궐선거 #안철수 #정태흥 #통합진보당 #민주당 무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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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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