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도심 모습
신한범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 거리는 약 260km. 우리나라라면 세 시간 정도 소요될 거리입니다. 그렇지만 시간 거리와 공간 거리는 나라에 따라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허술한 도로 상황과 까마득한 산 능선을 따라 위태하게 만들어진 도로는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을 느끼게 합니다.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 가는 길의 하이라이트는 방비엥을 출발해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해발 2400m 휴게소입니다. 카시(Kasi)를 지나 산을 몇 개 오르내리면 푸피양파 산 중턱에 있는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산 중턱에 걸려 안개가 피어나는 모습은 사람을 몽환적으로 만듭니다.
도로는 사람의 삶과 연결돼 있습니다. 까마득한 산 능선에 위태하게 걸려 있는 산촌 마을 주민들이 도로 주변에서 갈대로 빗자루를 만드는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태어난 곳은 자신이 택한 게 아닌데 태어난 곳에 따라 펼쳐지는 삶의 모습이 다릅니다.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봅니다.
아홉 시간 쯤 소요된다는 가이드북과는 달리 6시간 30분 만에 루앙프라방에 도착했습니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최초의 통일왕국인 란쌍 왕국의 수도로 800년 동안 라오스 정치·문화 그리고 종교의 중심지였습니다. 메콩 강을 품고 있는 도심은 사원의 천국입니다. 서울 도심의 교회 수만큼 많은 불교 사원은 그 자체가 관광 자원이며 도심 전체가 박물관입니다.
루앙프라방의 랜드마크 '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