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도 채 안되는 골목에 9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는 못골시장은 음식을 파는 가게가 유독 많아 걸음을 자꾸 멈추게 된다.
김종길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빈대떡에 군침을 흘리다가도 떡이며, 족발이며, 순대며 온통 먹을거리에 정신을 쏙 빼놓게 된다. 200m도 안 되는 골목에 9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서도 음식을 파는 가게가 많다 보니 가던 길을 자꾸 멈추게 된다.
전형적인 동네시장인 이곳은 2003년에 상인회가 결성되면서 시장다운 시장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75년 골목길에 형성되기 시작한 시장은 비좁은데다 비가 오면 바닥이 진흙탕이 되어 발을 디디기도 힘든 열악한 조건이었는데, 2003년 상인회가 설립되어 자체 쿠폰을 발행하고 전통시장 최초로 할인판매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시장 활성화 사업에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매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인들의 자구 노력에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 지원을 따냄으로써 2009년 10월까지 모두 10억 원을 지원받은 못골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하게 됐다.
시장 안에 '못골온에어'라는 라디오방송이 생기고, 여성 상인으로 된 '줌마불평합창단', 식료품 상인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요리를 가르치는 '못골요리교실', 상인들과 고객들이 함께 배우고 나누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와글와글학교', 생산자와 판매자 그리고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직거래 시스템인 '시끌벅적난장' 등의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못골시장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