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군 핵잠수함의 부산 입항에 반대하는 집회가 23일 낮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열렸다. 미 해군의 핵잠수함 샤이엔은 지난 20일부터 해군작전사령부에 머물고 있다.
정민규
해작사 앞에서 지속적으로 핵잠수함 철수 농성을 펴왔던 청년 단체 회원들도 이날의 외침에 함께했다. 부산 청년회 회원인 김별씨는 "다른 이 때문에 원치도 않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며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미국의 핵잠수함은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핵잠수함 등으로 인한 전쟁 억지력을 무력시위의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오히려 이로 인한 갈등의 확대가 전쟁의 위기를 이끈다는 우려는 계속됐다. 김병규 부산민중연대 정책위원장은 부대를 에워싸고 있는 경찰들을 향해 "저기 서 있는 경찰들의 동료가 주한미군에게 맞아도 아무도 처벌을 못 하는 게 이 땅의 현실"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군대도 작전권이 없으니 미국의 항공모함이 들어오고 핵잠수함이 들어와도 기지를 내어줄 수밖에 없는 걸 알고 있지만, 거기에 우리의 운명까지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비참하지 않나"고 울분을 터트렸다.
한 시간여의 집회를 이어나간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풍선에 '미 핵잠수함은 당장 나가라' 등의 문구가 쓰인 종이를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냈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꽃샘추위가 아무리 춥다한들 봄을 막을 수 없듯이, 핵잠수함이 들어와도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전쟁 불씨가 되는 핵잠수함이 등장하는 것을 용납한다면 이 다음 크나큰 전쟁의 불씨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핵잠수함이) 들어올 수 없고, 들어온다 해도 함부로 편히 쉴 수 없는 부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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