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슐리에서숙소앞 테이블에 앉아..
신한범
쿰부 트레킹을 위해서는 해발 2800m에 있는 루클라까지 항공기를 이용해 가야 합니다.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륙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지난 11월 이후 잦은 기류 변화로 루클라 공항 이착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기우(杞憂)는 기우(杞憂)로 끝나야 하는데 가끔씩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전광판에 'Delay(연착)'가 몇 번 반복 되다가 마침내 'Cancel(취소)'이라는 표시로 바뀌었습니다. 어제도 이륙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일 비행기가 운항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쿰부 히말라야를 포기하고 랑탕, 코사인쿤도, 핼람푸 지역 트레킹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06년 랑탕 트레킹을 하였지만 중간에 포기한 경험이 있어 주저 없이 선택하였습니다. 여행과 삶의 공통점은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랑탕 트레킹을 위해서는 샤브르벤시로 이동해야 합니다. 샤브르벤시행 버스는 하루 두 번 운행됩니다. 공항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막차가 출발한 다음이었습니다. 성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버스를 쫓아보았지만 트리슐리에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노력이나 바람으로 되지 않는 것은 빨리 포기하는 것이 인생의 진리겠지요.
트리슐리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