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교육지원청이 초등학교 3학년이 배우는 '사회 지역화 교재'인 <우리 고장 창원>에 친일음악가인 조두남(1912~1984)을 '자랑스러운 인물'로 수록해 놓아 시민단체가 '교재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교재 <우리 고장 창원>의 113쪽에 '창원의 자랑스러운 인물'로 조두남을 언급하면서 "작곡가, <선구자> <옛 이야기> <그리움> 등을 작곡"이라고 해놓았다.
이 교재는 창원교육지원청이 기획·총괄해 발행됐으며, 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이 집필하고, 교수와 창원문화원 관계자들이 감수했다.
조두남은 친일행적이 뚜렷하다. 2008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을 펴내면서 조두남을 수록해 놓았다. 조두남은 1940년 만주에서 친일시인 윤해영과 함께 활동하면서 다수의 친일 노래를 만들었다.
옛 마산시는 '조두남 음악관'을 지으려고 하다가 시민단체로부터 반발을 샀고, 옛 마산시의회는 '조두남 음악관'이 아닌 '마산음악관'으로 명칭을 바꾸어 개관했다.
27일 열린사회희망연대는 논평을 통해 "친일파 조두남 수록 교재 즉각 수거하고 폐기하라"며 "조두남은 친일음악가로 한동안 우리지역에서 치열한 논쟁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의 이름으로 개관했던 음악관이 마산음악관으로 바뀌는 사건이 있었던 것도 겨우 7, 8년 전의 일이다. 현재 그의 이름은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기도 하다"며 "이런 인물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재에 자랑스러운 인물로 소개되어 있다고 하니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지금 일본은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라는 주장을 교과서에 싣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는 비단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침략행위뿐 아니라 일제의 침략행위 자체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교육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고 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 교재가 말썽이 되자 마치 단순한 실수 정도로 변명하고, 내년에는 삭제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자신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그 심각성을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이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일단 배포된 모든 교재를 즉각 수거하고 폐기할 것"과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관계되는 모든 기관과 개인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2014년도 수정판을 낼 때 조두남 관련 내용을 삭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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