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진주의료원 폐업 되면 우리는 어디로..."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 '폐업 철회 촉구'... 홍준표 "폐업 결정 변화 없다"

등록 2013.03.28 12:08수정 2013.03.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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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지역 15개 단체로 구성된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은 28일 오전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상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조례 개정 철회를 요구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도립 의료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관련 조례 개정안을 경남도의회에 제출했으며, 경남도의회는 오는 4월 18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다.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은 "진주의료원은 사회적 약자들의 의료권을 위한 최소한의 지역의료서비스 기관이었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에는 지난해 6월 '장애인전문 산부인과'가 개설되었는데, 11명이 진료를 받았다.

 28일 경남지역 15개 단체로 구성된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은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창원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참석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28일 경남지역 15개 단체로 구성된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은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창원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참석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윤성효

이들은 "일반 민간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여성장애인과 장애를 가진 임산부의 산부인과 진료 편의제공을 위해 '장애인전문 산부인과'를 진주의료원에 개설했다"며 "이 사업은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의료 편의를 제공한 우수사례로 호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전문산부인과는 산부인과가 거의 없는 서부경남 군지역의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한데, 진주의료원이 폐업 할 경우 지역 장애인들은 멀리 창원 등 대도시로 나와야 하거나 사실상 진료가 불가능한 일반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장애인인권단체연합은 "우리의 건강권과 공공의료를 파괴하고자 하는 경남도의 강압적이며 일방통행식 소통에 분노를 느끼며 홍준표 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결정과 반인권적 행위를 결코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두고 벌이는 반의료적, 반인권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공공의료 포기 결정인 진주의료원 폐업을 즉각 철회할 것"과 "경남도의회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허용하는 조례 개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단식농성, 천막철야농성, 걷기대회 등 이어져

한편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안외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장은 진주의료원 조합원·직원 9명과 함께 27일 오후부터 경남도청 정문 옆에 있는 천막농성장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또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도 이날부터 경남도청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연대회의 소속 민주개혁연대는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홍준표 지사 퇴진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8일 오후 6시30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촉구 촛불집회'를 연다. 보건의료노조는 27일 오후 창원에서 집회를 열고, 3만5000장의 의견서를 경남도에 전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경남지역 시.군청 건물 주변에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은 진주시청 앞에 펼침막이 내걸린 모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경남지역 시.군청 건물 주변에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은 진주시청 앞에 펼침막이 내걸린 모습.공무원노동조합

민주노총은 오는 4월 13일 창원 만남의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18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영호남 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민주노총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철회시키고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 전조직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4월 6일 창원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희망걷기대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는 무료건강검진을 하고, 대전·성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립병원건립 사진전을 벌이며, 먹을거리장터와 문화공연 등을 벌인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경남지역 각 시·군청 건물 주변에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펼침막을 걸고 있다. 진주시청 건물 앞에도 '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홍준표 지사 "폐업 방침 변화 없어"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26일 두 차례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 "폐업에 앞서 정상화 방안이 없는지 논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사실상 폐업에 제동을 걸었다.

그런데 홍 지사는 폐업 방침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홍 지사는 <조선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민선(民選) 도지사로서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는 폐업을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취임 직후부터 두 달여 고심을 거듭하면서 내린 결론"이라며 폐업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전임 경남지사들의 책임도 언급했다. 홍 지사는 "전임 도지사들이 진주의료원이 골칫덩어리인 것을 알고도 '폭탄 돌리기'를 했고 담당 직원들은 강성노조 눈치 보고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진주의료원은 서민 의료를 위한 공공의료기관이라기보다는 노조원 배 불리는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며 "이곳에 투입할 돈을 실제 서부경남 지역 서민들을 위한 의료 복지로 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공무원노동조합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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