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2월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8일 기자들과 점심간담회 자리에서 '한반도 주변국과 외교 첫 단추를 잘 꿰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특히 중국과의 관계증진 가능성이 매우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한 첫 주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과 순서대로 (전화) 통화했는데, 미국과는 15분, 일본과 15분, 중국과는 40분, 러시아와는 30분 정도 통화했다"며 "(하루 전 취임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는 취임 축하차 전화했는데 왕이 부장이 통화하고 나서 껄껄 웃으면서 '오늘 취임축하 전화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한·중) 회담이 돼 버렸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상당히 많은 분야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미·일·중·러 중 중국과 가장 오랫동안 통화했고, 그 내용도 가장 깊이가 있었다는 것.
윤 장관은 지난 1월 대통령 당선인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전 의원을 특사로 중국에 보내 시진핑 주석에 친서를 전달할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보통 친서를 받을 때는 두 가지로 대응하는데, 첫째는 '알겠습니다'고 하고 나중에 친서를 읽는 것이고, 둘째는 "그 자리에서 읽는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그 자리에서 친서를 열어보고 '감동적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이어 "내가 알기엔 한중외교사에서 중국 주석이 친서를 열어보고 나서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적은 없었다"며 "당시 한·중 관계 전개과정에서 중국 측이 좋은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미국과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며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최상의 평가를 했다.
이날 윤 장관은 미국과 일본, 러시아에 대해서도 관계발전·심화의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이 같은 일화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한·중 관계의 심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일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증진 필요성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나선 것은 대북관계 개선에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란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장관 후보자 때 한국의 최우선 외교협력 대상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순으로 매긴 바 있다. 윤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미국을 "최우선적 외교 파트너"로 꼽으면서 중국에 대해선 "미국 다음의 외교 협력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중국에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중국 쪽도 미국 못지 않은 협력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한편 윤 장관은 다음 달 2일부터 3일간 미국을 방문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이어 케리 국무장관은 다음 달 11일경 방한해 연쇄적으로 회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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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미·일은 15분, 중국은 40분 통화" 강조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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