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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먹거리가 지천으로 늘려 있다. 특히 텃밭에 제초제만 안 치면 씨앗을 뿌리지도 않았는데 각종 산야초가 자란다. 이른 봄에 나오는 봄의 전령사인 냉이부터 민들레, 돌나물, 쑥, 미나리, 질경이, 등 먹거리가 천지다.
여린 싹들은 나물로 먹고 조금 자란 것은 채취해서 설탕과 함께 큰 항아리에 차곡차곡 넣어두면 차로 마셔도 좋고 여름철 땀 흘린 후에 시원한 음료로 마셔도 좋다. 농촌은 이렇게 자연의 보물이 가득한 곳이다.
냉이는 2월부터 3월 사이에 산과 들에서 나오는 산야초로 한겨울에도 냉이를 캔다며 호미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추운 2월께 나오는 청보랏빛 냉이가 맛이 제일 좋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냉이는 초록빛을 띠고 억세지기 시작한다.
작년 늦여름, 텃밭에서 씨앗을 달고 있었던 냉이가 겨울을 지나 봄기운을 느끼면서 텃밭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유기농 한다고 제초제를 치지 않는 바람에 밭둑이나 고랑에 냉이가 무수하다. 어떤 곳은 씨앗이 무더기로 떨어져 냉이가 겹쳐서 자라고 있다.
냉이는 하얀 작은 꽃이 피기 전에 얼른 채취해서 먹어야 한다.
텃밭을 돌아다니며 호미로 냉이를 캐서 뿌리에 달린 흙을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하루 정도 물에 담가 놓는다. 냉이는 뿌리째 캐서 사용한다. 냉이에는 카로틴 성분이 들어 있어 눈에 좋고 단백질, 칼슘, 철분도 들어있어 혈압에 좋다고 한다. 비장과 신장 기능을 강화하여 비뇨기과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냉이는 지혈 효과가 있고 월경 불순에도 좋다. 냉이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서 봄철의 춘곤증 예방에도 좋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에 냉이를 말갛게 씻어서 대바구니에 담아 물기를 뺀다. 하루 정도 물에 담그면 이렇게 뿌리가 하얗게 깨끗해진다. 잔뿌리와 이물질을 일일이 제거한다.
냉이를 끓는 물에 삶아서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달아난 봄철 입맛을 찾아올 수 있다. 냉이는 꽃대가 올라오면 먹기가 어렵다. 억센 냉이는 토끼나 닭에게 먹이로 뜯어준다. 냉이를 오래 두고 먹을 방법이 없을까 궁리한 끝에 된장과 버무려 놓았더니 작년 여름에도 향긋한 냉이 된장국을 먹을 수가 있었다.
이른 봄, 냉이를 캐다 큰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차곡차곡 재워 놓으면 산야초효소가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미생물이 활성화되면 냉이차로 마셔도 좋고 각종 음식에 설탕이나 물엿 대신에 사용해도 건강에 좋다. 냉이 몇 포기 정도는 텃밭에 남겨두면 씨앗이 맺혀 땅에 떨어져 내년 이른봄에 또다시 냉이를 만날 수가 있다.
자연에서는 이렇게 자연적으로 번식을 하여 해마다 그 자리에서 같은 생명이 자란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면 똑같은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자손만 남는다. 어쩌면 미물의 냉이 한 포기가 사람보다 생명력이 더 질긴 것 같아 그 경이로움에 겸허함을 느낀다.
2013.03.29 15:32 | ⓒ 2013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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