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출입허가 기다리는 차량들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사용할 자재와 연료를 실은 화물차량들이 북한측의 통행 허가에 대비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출입사무소 차량출입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8시 30분경 출경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되돌아갔다.
권우성
북한이 4일 미국 괌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키는 등 남북 간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 내에서 처음으로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이 나왔다. 앞서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 등 야권의 '대북특사' 파견 주장보다 억지력 확보를 위한 핵무장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책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특사 문제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시나"라는 질문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은 4강 외교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북한이 자꾸 도발을 한다면 정치적 고려 없이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셨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교관계를 통해서 강대국들이 북한을 말리는 그런 국면이 나와서 긴장국면이 해결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구도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이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해서 북한의 도발에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강경론' 변화에는 물음표... 황우여 "북한 전쟁 협박 중단하라"다만, 정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가 북한의 전면적인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개성공단 출경 중단'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분석하고 있다, 외화벌이의 수단인 개성공단을 폐쇄까지는 못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목적이 한반도 긴장을 높여서 협상자인 미국을 끌어들이려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유지 의사도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인질이라도 되는 양 개성공단을 사용하고 있어 폐쇄해야 하지 않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금도 꽤 많고 장기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 거점을 상실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있다"는 질문에 "한 층에서는 너무 경색, 불안 국면으로 가는 것도 굉장히 불안하기 때문에 다른 측면을 고려해서 당국의 협상카드를 제시해 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말도 한다)"며 "군사적 대립보다는 협상을 통해서 효과를 좀 가져와야 한다는 많은 분들이 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 최고위원의 제안이 당내 강경 기류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특사 파견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우리를 넘보지 못하게 억지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부정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황우여 당대표 역시 이날 4·24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 노원병에서 연 당 최고위에서 "북한은 전쟁 협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번영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을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당국의 대화 노력보다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춘 셈이다.
다만, 황 대표는 "무엇보다 정부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국민의 신변을 최우선으로 해 이번 사태를 지혜롭게 풀어가기를 바란다"며 "개성공단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해타산을 넘어서 남북관계와 통일의 기반을 다지는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는 상징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하고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북한에 불필요한 자극적 발언 극도로 삼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