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크로드를 직접 답사하여 그린 그림 가운데 루란(樓蘭)한 곳에서 석양, 달밤, 아침 세 번 그린 그림(1991 년)입니다.
박현국
히라야마 이쿠오는 실크로드라는 통로를 통해 일본에 불교가 들어왔고, 그 통로는 이렇게 생겼고,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고, 지금은 이렇게 생겼다고 말하지 않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가진 불교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것이 주요 주제입니다.
히라야마 이쿠오 그림은 일본화라고 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한지와 비슷한 전통 일본 종이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립니다. 물감이 약간 번지는 듯하면서 아련하고 부드러운 색조가 일본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물감 역시 유화처럼 강력하지 않고 청금석(라피스라즈리), 남동광, 공작석, 터키석, 흑요석, 운모, 석영, 방해석, 진사, 벽옥, 석황, 금박 등 천연 광물성 안료에 아교 등을 섞어서 사용합니다. 따라서 그림은 부드럽고 투박하지 않으며 부드럽고 여성스럽습니다.
말로 뜻을 전하기 위해서는 같은 곳에서 같이 이야기를 해야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림으로 그려진 작품은 언제나 시간이 있을 때 그곳에 가서 보면 됩니다. 미술관이 그런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 사가와 미술관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방법 또한 기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