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헌 씨가 자신의 귀농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원씨는 중앙 일간지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다 지난 2011년 8월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했다.
이돈삼
"새를 무지 좋아했어요. 꽃과 야생화도 좋아하고요. 자연 사진을 많이 찍었죠. 그런데 농사지으면서 보니까 새들이 골칫거리였어요. 세상에 길조(吉鳥)는 없더라구요. 지금은 새들에게 빌어요. 제발 한 쪽만 먹고 한 쪽은 남겨주라구요. 벌레들한테도 애원합니다. 여기저기 건드리지 말고 몰아서 뜯어 먹으라고."
지리산 자락 구례로 귀농, 2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원유헌(46·전남 구례군 용방면)씨의 말이다. 그는 "밭에서 새 수십 마리가 파다닥 날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새들이 미워지더라"며 웃음 지었다.
원씨는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이 보이는 마을에서 논 900평과 밭 1000여 평을 일구고 있다. 밭에는 갖가지 콩과 마늘, 생강, 양파, 시금치 등을 심고 있다. 지난달 하순엔 하지감자를 심었다. 고사리와 나물도 채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