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샀는데 돈 낸 흔적이 없다?

[단독-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서기석, 타워팰리스 특혜 분양 의혹

등록 2013.04.10 09:08수정 2013.04.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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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듣는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질의 듣는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권우성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삼성 타워팰리스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됐다.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 후보자의 제출 서류에 타워팰리스 부분이 누락된 점 ▲ 재산신고에 4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나간 흔적이 없는 점 ▲ 삼성생명 채무액 1억5천만 원을 갚았다고 신고했음에도 근저당 설정이 아직도 남아 있는 점 등을 들어 서 후보자가 2001~02년 분양을 받는 과정에 삼성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에 분양공고를 하지 않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비공개 분양을 했던 타워팰리스는 당시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 특혜분양 의혹이 있었으며, 검찰이 내사를 벌이기도 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관리 판사 의혹'을 제기했던, 서 후보자는 지난 2008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의 재판장으로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모두 무죄를 선고해, 1·2·3심 통틀어 가장 빨리 이 회장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 후보자는 부인 명의로 지난 2001년 5월 4일 타워팰리스 3차 아파트(전용면적 141.648㎡)를 7억6842만 원에 분양받았다가, 중도금 총 5차 중 3차까지만 내고 2002년 12월 14일 6억262만 원에 분양권을 팔았다. 낸 계약금과 중도금이 4억2262만 원이었으므로, 매매 과정에서 차익은 1억8천만 원이었다.

하지만 서 후보자의 재산신고에는 타워팰리스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서기호 의원실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자료에서 분양권 매각 사실이 나왔고, 서 후보자 측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자 분양권 매수 사실을 입증하는 공급계약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타워팰리스 계약서 나중에 제출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특혜분양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일반에 분양공고를 하지 않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비공개 분양을 했던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 특혜분양 의혹이 있었다.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특혜분양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일반에 분양공고를 하지 않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비공개 분양을 했던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 특혜분양 의혹이 있었다.권우성

더 이상한 것은 4억이 넘는 큰 돈이 1년 6개월 사이에 나갔음에도 서 후보자의 재산신고에는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7684만 원에 달하는 계약금은 2001년 5월 4일 계약시에, 중도금은 1억1526만 원씩 2001년 11월 9일(1차), 2002년 5월 10일(2차), 2002년 11월 11일(3차)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서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2001년(2000년분) 6억6335만6000원, 2002년(2001년분) 6억665만5943원, 2003년(2002년분) 6억514만5943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6억대의 재산을 신고한 서 후보자가 타워팰리스에 4억대의 돈이 지출됐음에도 증감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의혹은 또 있다. 재산신고에 따르면, 서 후보자는 1999년 8월 7일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담보로 삼성생명으로부터 1억5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2002년 12월 17일 모두 변제하는데, 돈의 출처는 "아파트 양도 차익"으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서 아파트는 시기상 타워팰리스 분양권으로 보인다.

그런데 모두 갚았음에도 개포동 아파트 등기부등본에는 지금까지 삼성생명의 근저당설정이 유지되어 있다. 삼성생명은 타워팰리스 공급계약서 상의 공급자다.

서기석 "배우자의 분양권 매수 사실 몰랐다"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 질의하는 서기호 의원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을 다룬 <오마이뉴스> 기사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 질의하는 서기호 의원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을 다룬 <오마이뉴스> 기사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권우성

서 후보자는 의원실의 해명 요청에 "배우자의 타워팰리스 분양권 매수 사실을 몰랐고, 나중에 알게 되어 매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기호 의원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삼성생명이 분양대금을 대신 내 준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면서 "근저당권 설정은 실제 채무가 아니며 특혜분양이나 분양권 처분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형식적 채무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의 저서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서 후보자에 대해 '삼성 관리 판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 삼성과 서기석 그리고 이건희 회장 2심 재판). 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서면 답변서에서 김 변호사와 골프를 친 적은 한 번 있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서기석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서기호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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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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