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장애물 경기에서 첫주자로 어린아이들이 출발하고 있다.
심명남
새벽부터 김밥을 싸는 아내의 손길이 바쁘다. 3시간 이상을 달려 대전에 위치한 인재개발원 운동장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떠나는 추억여행이었으면 좋겠다. 기대와 설렘으로 차를 몰았다.
빈손으로 가기는 뭔가 아쉽다. 순천 아랫시장에 들렀다. 곧 열리는 순천정원박람회용 햅쌀 막걸리 한 말을 사 가지고 대전으로 향했다. 운동장에 좀 늦게 도착했다.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오프라인과 지역투어를 통해 만난 전국에서 모인 여러 기자님의 반가운 인사가 더 정겹다. 서울 팀이 방금 전에 도착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오연호 대표와 김당 뉴스게릴라본부장, 그리고 한 기자가 시민기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전하며 1부 행사가 끝났다.
이후 최규화 기자의 사회로 1조부터 4조까지 팀이 나뉘어져 본격적인 운동회가 시작되었다. 우리 가족이 속한 팀은 2조다. 축구 경기에 아들도 선수로 뛰었고 난 골키퍼를 했다. 직접 선수로 뛴 오연호 대표님의 발놀림도 장난 아니다. 이날 내리 2골을 줘서 우리 팀은 졌다. 발목 깁스를 푼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덜 풀린 탓이다. 발목만 아니었어도 콜드게임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 상대팀은 참 운도 좋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와 딸이 참가한 발 야구도 졌다. 우리 가족이 참가한 팀은 운동신경이 없는 모양이다.
점심시간이다. 이날 점심은 산채비빔밥이다. 자원봉사를 나오신 분들은 점심과 저녁까지 손수 챙겨주었다. 참 고맙다. 대전 분들이 준히하느라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배가 고프니 밥맛도 좋다.
오후 경기가 이어졌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조별로 펼쳐진 단체 발 묶어 뛰기 경기다. 10명의 선수가 모두 발을 묶어 뛰는 경기의 노하우는 역시 팀워크다. 한 사람만 호흡이 맞지 않아도 10명의 선수가 스텝이 꼬여버려 속도를 낼 수 없다. 우리 팀은 보기 좋게 상대편을 절반도 넘게 따돌리며 여유 있게 골인했다. 이어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뿔사.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 받고 결승에 진출한 팀에게 아쉽게도 지고 말았다.
장애물 이어 이어달리기는 관중에게 웃음을 안겼다. 첫 주자인 어린아이들의 달리기를 시작으로 여러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바통을 이어받은 두 번째 주자는 요구르트 5개를 다 먹고 뛰어야 하는데 1등으로 온 홍현진 기자님. 한꺼번에 5개의 요구르트를 못 먹고 꼴찌가 되었다. 또 풍선을 터질 때까지 불어야 하는 미션에서 뻥 소리에 겁먹은 선수의 모습은 가관이다. 우승을 차지한 사람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소중한 기자가 속한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