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장애인을 아들로 둔 이진섭(49)씨가 16일 오전 열린 부산지역 장애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정민규
이씨는 지난해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아내도 갑상선암으로 투병중이다. 암을 앓았던 이씨를 써주는 회사도 없을 뿐더러, 아내와 하루 종일 돌봐야하는 아들 때문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은 균도씨를 낮 동안 돌봐주는 주간보호복지관이 있어서다. 그런데 이마저도 호락하지는 않았다. 1급인 균도씨를 본 복지관 사람들은 손이 많이 간다며 손사래를 쳤다. 진섭씨는 몇 군데의 복지관을 돌고나서야 "다음에 연락드릴게요"라는 말이 거절을 의미한다는 걸 알았다.
상황이 달라진 건 진섭씨가 아들 손을 잡고 걸어서 국토종단에 나서면서 였다. 부자는 2500km를 걸으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관련기사
'발달장애인 균도씨가 대전 시내 걸어간 까닭은'). 이로 인해 발달장애인을 향한 세상의 관심이 시작됐지만 정작 그가 살고 있는 부산은 아직도 변화에 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