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수간호사(팀장)로 있는 강종순, 조미영씨는 17일까지 22일째 경남도청 정문 옆 천막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윤성효
이들은 지난 3월 27일부터 경남도청 정문 옆 천막에서 단식농성을 해오고 있다. 공무원들이 출퇴근할 시간에는 피켓을 들고 정문 앞에 서 있거나 앉아 있기도 한다. 곡기를 끊고 오직 물과 효소, 간장만 마시며 버틴다.
처음에는 안외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장과 8명의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이 함께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3~5일 사이 어지럼증 등으로 3명이 병원에 실려 갔고, 현장 투쟁을 위해 다들 단식농성을 중단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단식농성 20일을 넘기면서 몸무게가 7~8kg 정도 빠졌다. 두 사람 모두 2명씩 자녀를 두었는데,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족들이 다들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와 보지는 못하지만, 주말마다 천막농성장을 찾아온다.
이들은 진주의료원에서 젊음을 바쳐 일해 왔다. 강종순씨는 28년째, 조미영씨는 25년째 근무해 오고 있다. 이들은 일단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다룰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8일까지는 단식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조례안 날치기... 단식농성 접을 수 없었다" 기자는 16일 저녁 늦게 천막을 찾았는데,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있었다. 마침 한 여성조합원이 와서 천막을 지키고 있었는데, 길에 여성들만 있는 상황을 보니 불안해 보였다. 도로 옆에 있어 차량 소음이 심했다. 소곤소곤 말하면 들리지도 않았고, 큰 소리로 해야 겨우 들릴 정도였다,
"차량 소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못 먹게 되어 고통스러운데, 차량 소음이 더 고통스럽다. 특히 밤에는 차소음이 더 크게 들린다. 또 밤에 여자들만 있다 보니, 두려움이 더하다. 술 취한 사람이 지나가다 천막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무섭다. 그것이 더 스트레스다. 천막에 산다는 게 얼마나 고통인줄 알겠다."
강종순씨는 "단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20일이나 넘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중간에 타결될 것이라 보았다"며 "18일이 마지막 날인데, 최대한 견뎌낼 것이고, 그날 경남도의회에도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