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고남자율방범대장
이미선
이용길 대장은 마을에서도 '일꾼'이라 손꼽힐 정도로 덕을 쌓는 일엔 늘 먼저다.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지도자 활동까지 동네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뒤에 붙는다. '씨~익' 웃으면 금세라도 양 볼이 빨개질 것 같은 천진난만함 속에 세 딸들의 든든한 아빠라는 얘길 들으니 단단하지만 굴곡졌던 그의 인생이 궁금해진다.
이 대장은 46281m²(14000평)의 땅을 일구고 쌀을 수확해내는 게 일이다. 농업은 자신이 노력해 땀 흘린 만큼 거둬들인다는 절대 진리의 순리를 따르는 직업이라 더 마음에 든다는 이 대장.
창기초, 고남초를 거쳐 지금은 안면중학교 스쿨버스 운전기사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는 늘 무뚝뚝한 버스기사 아저씨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슴 뜨거운 아저씨다.
안면중은 벌써 3년째 운행이지만 아이들과는 대화를 잘 하지 않는단다. 하지만 학생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집에 귀가할 수 있도록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라디오에 안전운전 만큼은 꼭 지킨다고.
고남면 장곡리가 고향이고 현재도 이곳에서 부인 양소분(33)씨와 알콩달콩 세 딸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 대장은 지인의 소개로 1998년 방범대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고남 지역에 살인미수자가 거주한다는 얘길 듣고 외국인노동자를 한참이나 찾아다녔던 일이며, 방과후 학생들의 귀가지도를 하며 있었던 소소한 사건들이 그를 점점 방범대의 매력으로 끌어들였다.
이제는 방범대를 떠나선 삶은 생각나지 않는다며 쑥스러운 고백도 털어놨다. 올해 고남지대는 고구마사업으로 지대 자체 수익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25명의 대원들과 공조해 약 300평의 밭에 호박고구마 종순을 뿌린다고 했다.
"5월 20일께 호박고구마 종순을 심고 수확하면 장병우 사무국장의 인천지역 지인들을 통해 고구마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고구마 종순은 조태일 상임부대장과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을 쓰고요"
재작년까진 방역사업을 했지만 대원들간 시간조율이 어려운데다 지대간 경제적 어려움이 커 올해 첫 시도하는 고구마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순수 봉사니까 자체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하면 더욱 값진 봉사의 밑거름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올해 초 30돌을 맞은 고남지대. 이름처럼 남쪽의 높은 곳이 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뛰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