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하면 '김한길 대세론' 깬다?

강기정-이용섭 협상 시동... 여론조사 결과 막판 역전 가능성도 제기

등록 2013.04.23 19:14수정 2013.04.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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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표는 누구?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한길ㆍ이용섭ㆍ강기정 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컷오프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표는 누구?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한길ㆍ이용섭ㆍ강기정 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컷오프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남소연

'김한길 대 반(反) 김한길'의 양자 구도가 완성될까. 범주류 측 강기정·이용섭 당대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이제 11일 밖에 안 남은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두 후보는 23일 당 의원총회가 끝난 후 회동을 갖고 단일화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지난 주말 사이 대리인을 각각 선정하고 단일화 협상에 조기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고, 그 대신 후보들이 먼저 만나 큰 틀의 논의부터 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단일화 룰 협상을 놓고서 양측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최종 단일화 성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후보 측은 당대표 경선처럼 대의원 50%, 권리당원 30%, 일반국민당원 20%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일후보를 결정하자고 했지만 이에 대해 강 후보 측은 "당에서 선거인 명부를 제공 받지 않는 이상 현실성이 없다"며 일축한 바 있다.

대신, 강 후보는 '담판 형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앞으로의 가치와 우리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하고 그를 통해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제일 소리 안 나고 또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고 조용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음을 관측케 하는 대목이다. 다만, 두 후보 모두 본격적인 당원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공감하고 있다. 전당대회 경선 일정에 따르면, 본격적인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는 5월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다. 결국 늦어도 오는 30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강기정 후보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3~4일 안에 단일화를 담판 짓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어제까지 충북 (합동연설회가) 끝났고 오늘부터 재보궐선거 때문에 한 3~4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한길-이용섭 양자구도에서 불과 7%p차... 전당대회 판세 변하나?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두고 '당대표-광주시장' 나눠먹기 담합으로 보는 비주류 측의 공세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박지원) 담합 때문에 (6·9 전당대회에서) 졌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단일화는 정치적 명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두 후보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지난 22일 충북도당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내에 과거의 리더십이 대세론이 돼 퍼져나가면서 분열의 기운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며 "이번 단일화는 담합이 아니라, 과거의 리더십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희생과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도 같은 연설회에서 "누가 민주당을 깨는 분열적 지도자이고 누가 민주당을 지키는 의리 있는 지도자인지 판단해달라"며 강 후보와 공조했다. 그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의 가장 큰 명분은 당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김 후보의 과거 행적을 보면 원칙과 정도의 길보다는 분열하고 분당하는 전략적 행보를 많이 보였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만약,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론조사전문기관 <한백리서치>가 지난 22일 민주당 대의원 1453명과 권리당원 1866명 등 총 33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김한길 후보와의 격차를 상당히 좁히는 것으로 나타났다(ARS 조사방식, 표본오차는 대의원의 경우 95% 신뢰수준 내 ±2.57%p, 권리당원의 경우 95% 신뢰수준 내 ±2.27%p). 

3자 대결 구도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47.5%를 얻어 강기정(18.2%), 이용섭(28.2%)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돼 김 후보와 맞붙을 경우, 이 후보는 40.8%를 얻어 김 후보(47.8%)를 7%p 차로 바짝 추격하고 나섰다. 대의원 1453명만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좁혀졌다. 이 후보는 이 조사에서 41.6%를 얻어 김 후보(47.3%)를 5.7%p차로 바짝 쫓았다.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김한길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만, 강기정 후보가 김한길 후보와 1 대 1로 맞붙었을 땐, 격차가 크게 나지 않았다. 김한길 후보는 55.7%를 얻은 반면, 강기정 후보는 31.1%를 얻는데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는 단일후보 선호도에서 32.3%를 얻어 이용섭 후보(47.0%)에게 14.7%p 뒤졌다.

단일화 앞둔 강기정 "부적절한 여론조사, 당원명부 어떻게 확보했나"

한편, 강 후보 측은 이 조사결과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일화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본인 측에 불리한 결과를 담은 여론조사 결과였기 때문이다.

강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의 시기와 공표시점의 민감성 때문에 단일화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든 없든 간에 매우 부적절했다"며 "공직선거법의 여론조사 관련 규정에서 자유스러운 당내선거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의원 명부의 경우, 중앙당이 후보자에게 교부할 때 관리책임자를 따로 정하도록 하는 등 엄격히 관리되고 있고 권리당원의 경우는 후보자 측에도 교부하지 않는 등 외부공개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며 "해당 회사가 조사대상 명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당대회가 당원이든 국민이 관심 있는 이슈인만큼 조사하고 발표한 것"이라며 "조사결과가 틀렸다면 모르겠지만 시기만 놓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대의원 권리당원 명부 입수 경위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 들이 대선 등을 통해 명부를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보유 중인 명부의 진위에 대해 당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공개할 수 있고 입수 경로도 밝힐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강기정 #이용섭 #김한길 #5.4 전당대회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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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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